[2020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당선소감] 이젠 모른다는 대답을 그만둬야겠습니다

[2020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당선소감] 이젠 모른다는 대답을 그만둬야겠습니다

입력 2020-01-01 16:28
수정 2020-01-0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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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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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제가 대답할 수 없는 일은 피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질문들이 쌓여 갔습니다. 대답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글을 완성하기로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완성이라는 말은 너무 큽니다. 다시 고민해야 했습니다. 글이 뭘까요. 글이 대답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저는 여전히 헤매고, 자주 울며, 어려운 질문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모른다고 대답하는 사람입니다. 현재, 가장 무서운 질문은 제가 어떻게 이런 멋진 기회를 얻었냐는 것입니다. 또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바라왔던 순간입니다. 이제는 모른다는 대답을 그만둬야 할 것 같습니다. 끝까지 모른다는 대답은, 저와 함께 글을 써온 분들에게 큰 결례일 것입니다. 많은 분들 덕분에 글을 쓸 수 있었고, 나아갈 방향을 모를 때 도움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저 감사함을 전합니다. 오랫동안 제 글을 읽고, 합평해주신 모든 분들께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게 격려해주신 안보윤 선생님, 권혁웅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좋은 소식을 먼저 전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흠 많은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준 시현에게 깊은 애정의 말을 전합니다. 시현과의 인연이 오랫동안 이어지길 바랍니다. 일년 동안 서로 의지했던 동휘와 재희에게도 깊은 애정의 말을 전합니다. 우는 날이 더 많았던 일년간의 버팀목이었습니다. 곧 태어날 안여진 선생님의 아이와 그 가족에게 깊은 행운이 깃들길 바랍니다. 누구보다 행복한 가족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기꺼이 의자를 내어준 어떤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의자에서 저는 사계절 내내 안전했습니다.

전미경 ▲1993년 강원 춘천 출생 ▲덕성여대 문헌정보학과 재학 중
2020-01-02 4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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