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노쇼 페스티벌’… 앤 마리 ‘게릴라 쇼’ 더 빛났다

툭하면 ‘노쇼 페스티벌’… 앤 마리 ‘게릴라 쇼’ 더 빛났다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19-07-29 17:34
업데이트 2019-07-3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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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록페 섭외 문제 등 3일 전 공연 취소

부산록페 헤드라이너 ‘급 교체’로 비판
“음악 페스티벌 포화… 탄탄한 기획 필요”
갑작스럽게 공연 취소된 英스타 앤 마리
한밤 무료 게릴라 공연 “감격스러운 날”
지난 28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영국 싱어송라이터 앤 마리가 게릴라 공연을 열자 팬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려 화답하고 있다. 앤 마리는 홀리데이랜드페스티벌 공연이 취소되자 자신을 위해 모인 팬들을 위해 심야 공연을 열었다. 앤 마리가 리트윗한 트위터 캡처
지난 28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영국 싱어송라이터 앤 마리가 게릴라 공연을 열자 팬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려 화답하고 있다. 앤 마리는 홀리데이랜드페스티벌 공연이 취소되자 자신을 위해 모인 팬들을 위해 심야 공연을 열었다. 앤 마리가 리트윗한 트위터 캡처
지난 28일 영국 싱어송라이터 앤 마리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호텔 루빅라운지에서 한국팬들을 위한 무료 게릴라 공연을 열었다. 밤 11시 30분에 급작스럽게 열린 공연이었지만 수백명이 몰렸다. 최고의 인기 팝송이 된 ‘2002’를 부르자 우렁찬 떼창이 터졌고, 앤 마리는 “미안하다”며 결국 눈물을 쏟았다. 팬들은 “울지 마”를 외치며 앤 마리를 위로했다. 앤 마리는 공연 후 트위터에 “감격스러운 날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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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열린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모습. 부산국제록페는 올해 유료로 전환하면서 화려한 라인업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헤드라이너가 급히 대체되면서 입방아에 올랐다. 부산 연합뉴스
지난 주말 열린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모습. 부산국제록페는 올해 유료로 전환하면서 화려한 라인업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헤드라이너가 급히 대체되면서 입방아에 올랐다.
부산 연합뉴스
앤 마리의 팬 사랑이 성사시킨 역대급 게릴라 공연은 원래 참석 예정이던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벌어졌다. 이날 파라다이스시티 리조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홀리데이랜드페스티벌은 주최 측이 공연을 줄줄이 취소하면서 파행을 맞았다.

주최 측은 “앤 마리가 공연 취소를 요청했다”고 했지만 앤 마리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에 “주최 측이 무대에 오르려면 관객석에서 (우천과 강풍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할 시 책임지겠다는 각서에 사인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대형 음악 페스티벌을 둘러싼 잡음이 최근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주최 측의 운영 미흡과 섭외 불발 등 악재가 끊임없이 터지면서 음악 팬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지산록페스티벌이 공연을 불과 3일 앞두고 전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주최 측은 “현시대의 흐름을 읽는 견해가 부족했고 관객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지 못한 부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판단된다”고 취소 이유를 에둘러 밝혔다. 하지만 공연이 임박한 시점까지 헤드라이너를 정하지 못하는 등 뮤지션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로 인해 티켓 판매가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열린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은 올해 유료로 전환되면서 화려한 라인업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주최 측은 미국의 메탈밴드 시스템 오브 어 다운을 헤드라이너로 발표했지만 기획사를 사칭한 업체와 얘기가 진행됐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헤드라이너가 급히 아이돌 그룹 god로 대체됐지만, 록페스티벌을 표방한 행사에 부적절한 섭외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지난 6월 열린 울트라뮤직페스티벌도 갖가지 논란을 겪었다. 매년 행사를 열던 잠실주경기장을 떠나 용인 에버랜드로 장소를 옮기면서 팬들의 불만이 높아진 와중에 헤드라이너인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와 마틴 게릭스가 출연 취소를 알리면서 환불이 속출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 페스티벌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섭외가 원활히 되지 않으면 관객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며 “관습적으로 이어 오던 패턴 대신 관객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출연 취소 등 발생 시) 장기적인 안목에서 당장의 회사 이익보다 관객에 대한 배려를 앞세운 대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9-07-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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