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정의한 불안 그 속의 나약한 인간

시대가 정의한 불안 그 속의 나약한 인간

입력 2013-11-23 00:00
업데이트 2013-11-2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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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시대/앨런 호위츠 지음/이은 옮김/중앙북스/292쪽/1만 5000원





만약 당신이 불안을 느낀다면 혈압이 오르거나 팔이 저리고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식은땀이 날 수 있다. 또 심리적으로 염려, 걱정, 공포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불안은 매우 다양한 증상을 수반하기 때문에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불안은 때론 포괄적이고 산발적인 대상에 대해 발생한다. 그러나 어떤 때는 구체적이고 특수한 사물이나 상황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막연하게 불안할 수도 있고 명백한 위협에 대해 불안을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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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럿거스대 사회학 교수로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가 불안이라고 부르는 감정의 복잡하고도 모호한 역사를 살핀다. 인류는 항상 두려움을 느꼈고, 진화 과정에서 이 두려움은 우리가 주변을 인식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상하게끔 하는 유용한 요소가 됐다. 그러나 불안이 의학적으로 치료 가능한 병적 상태가 된 시대는 언제부터인가? 불안이 장애로 정의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들어 사람들이 이제 겨우 기본적인 수준의 안전과 삶의 확실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을 때다.

지난 역사와 비교했을 때 현대 사회는 폭력의 강도나 빈도가 현저히 낮다. 또 평균 수명도 엄청 늘었고 경제적 안전도도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그런데도 대중은 이전 시대보다 훨씬 더 많은 불안장애 증상을 보인다. 각종 연구들은 불안이 가장 흔한 정신질환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전체 인구의 5분의1이 지난 1년 사이 불안장애를 경험하는 등 불안장애를 겪었거나 겪는 사람들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왜 그럴까? 합리적 이유가 있든 없든 정도가 심한 불안은 모두 장애로 진단되는 등 장애의 범위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불안은 의사와 제약회사, 전염병 학자, 정책입안자에게 매우 귀중한 재산이 되었다. 더 많은 증상을 질병으로 진단할수록 이른바 ‘돈’이 되었다. 현대 과학과 의학이 위기감과 불안을 느끼게 하는 유전자 형질까지 발견했지만 불안장애에 대한 정의와 치료법은 2400년 전 히포크라테스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불안은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얘기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2013-11-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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