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 오브 넘’ 저자 케이트 앨리슨, 케이 페더스톤 인터뷰
치즈케이크로 속을 채운 딸기.
당연한 말 같지만, 찾기 힘든 음식이 바로 이런 게 아닐지. 그래서 영국 요리사들이 만든 요리책 ‘핀치 오브 넘’이 출간 사흘 만에 20만부가 팔린 이유일 수도 있다. 지난 3월 21일 세상에 나온 ‘핀치 오브 넘’은 단기간 최대 판매 기록이 J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와 같다. 논픽션 부문에선 최고 기록이다.
이 책의 국내 출간에 맞춰 저자이자 요리사인 케이트 앨린슨, 케이 페더스톤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통해 들은 이들의 살빼기는 눈물겨울 지경이다.
앨린슨과 페더스톤은 열량이 높은 음식이라도 줄여 보자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요리사가 맛을 포기할 수 있을까.
“열량이 낮은 요리는 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면서 맛없는 샐러드 같은 것을 먹어야 하죠. 그래서 우리 요리책에는 건강에 좋은 지방을 사용한 요리, 맛있는 음식의 재료를 저칼로리로 바꿔 만든 요리를 많이 담았습니다.”
그들은 ‘지금까지와 다른 요리’를 먼저 블로그에 선보였다. 책 제목도 이 블로그에서 따온 것이다. 한국어로는 ‘한 꼬집 정도 냠냠’ 정도로 해석되는 ‘핀치 오브 넘’(Pinch of Nom) 블로그엔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요리법을 올렸다. 블로그는 곧 유명해졌다. 팔로어가 무려 150만명을 넘어섰다. 도대체 어떤 요리들이기에 사람들이 열광한 것일까.
‘핀치 오브 넘’의 한국어판(북레시피)에도 이들의 색다른 요리들이 잘 드러난다. 우선 보는 순간 군침이 돌 정도로 멋진 사진들이 시선을 잡는다.
요리법엔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도 간혹 보이지만 대부분이 익숙한 재료를 쓰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보던 요리들과 많이 달라 보인다. 예컨대 치즈, 감미료, 바닐라 추출액의 혼합물을 지퍼백에 넣어 윗부분을 파낸 생딸기 속에 짜 넣고 비스킷 부스러기를 얹은 ‘치즈케이크로 속을 채운 딸기’는 새콤한 딸기와 치즈, 비스킷 등이 오밀조밀 어우러졌다.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데, 시간은 10분밖에 안 걸리고 열량은 107칼로리밖에 안 된다.
사모사.
생선타코.
저자들은 한국 음식에 관해 “많은 향신료를 쓰는 음식으로 알고 있다”면서 “향신료는 열량을 더하지 않고도 맛을 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좋은 맛을 내고자 약간씩 넣는 것은 해롭지 않지만, 무엇보다 음식은 몸에 좋아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길 바랍니다. 더불어 영국 독자들만큼 한국 독자들도 우리의 요리법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앨린슨과 페더스톤은 “음식 문화에 관해 더 잘 알기 위해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12-05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