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네덜란드의 트뤼도’, 극우 포퓰리즘 꺾었다

‘네덜란드의 트뤼도’, 극우 포퓰리즘 꺾었다

심현희 기자
입력 2017-03-16 22:48
업데이트 2017-03-17 01: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클라버가 이끈 GL 10석 더 얻고 네덜란드 총선 극우당 5석 늘어

과격한 공약 심판… 대연정 과제
확산조짐 보이던 유럽 극우 타격
佛대선·獨총선 전 유럽민심 가늠
집권 자민당 제1당 유지
집권 자민당 제1당 유지 집권 자유민주당(VVD)의 마르크 뤼터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총선에서 출구조사 결과, 제1당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환하게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결과, 집권 VVD는 전체 150석 중 33석을 차지해 1당을 차지했다.
헤이그 AP 연합뉴스
 녹색좌파당 14석 돌풍
녹색좌파당 14석 돌풍 올해 30세로 녹색좌파당(GL)을 이끌며 유럽 진보 진영의 주목을 받은 예시 클라버 대표가 지지자를 향해 연설을 하는 모습.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결과, GL은 10석이 증가한 14석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헤이그 AP 연합뉴스
극우정당인 자유당(PVV)의 선전 여부로 관심을 끌며 15일(현지시간) 실시된 네덜란드 총선에서 마르크 뤼터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자유민주당(VVD)이 제1당을 유지할 것이 유력하다고 A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PVV는 VVD에 이어 제2당에 올랐다. 오는 4~5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과 9월 독일 총선에서도 ‘극우 포퓰리즘’ 세력이 큰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5.3%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집권당인 VVD가 전체 150석 중 33석을 차지, 상당한 격차로 제1당 유지가 확실시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PVV도 20석을 얻어 제2정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기독민주당(CDA)과 민주66당(D66)은 각각 19석씩을, 녹색좌파당(GL)과 사회당(SP)이 14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反)유럽연합(EU), 반이슬람, 반난민’을 외쳤던 PVV는 VVD와 제1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선거에 비해 5석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극우 포퓰리즘 광풍을 막는 ‘방풍막’이 되겠다고 주장해 온 예시 클라버 대표의 GL은 지난 선거보다 무려 10석이나 더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0세로 GL을 이끌며 유럽 진보 진영의 주목을 받아 온 클라버 대표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연상시키는 수려한 용모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언변으로 ‘네덜란드의 트뤼도’, ‘네덜란드의 오바마’ 등으로 불린다. 벌써부터 ‘네덜란드의 트뤼도’가 ‘네덜란드의 트럼프’를 꺾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이번 총선은 극우 포퓰리즘에 대한 유럽의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면서 프랑스 ‘국민전선’(FN)과 독일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극우정당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 결과는 유권자가 대거 투표에 참여해 극우 정치인의 과격한 공약을 심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투표율은 2012년 74%보다 7% 포인트 이상 높은 82%에 육박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선거 막판에 불거진 터키와의 외교적 갈등에 강경한 대응으로 일관했던 빌더르스의 PVV에 비해 뤼터 총리가 이끄는 VVD의 차분하고도 외교적인 대응이 네덜란드 국민의 마음을 얻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고 정당별 의석 차도 크지 않아 연정 구성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8개 정당이 경합을 벌인 이번 총선에서 10석 이상 얻은 정당은 6개에 달한다. 지난 총선 때는 2개 정당이 손을 잡아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그렇지만 이번엔 4~5개 정당이 연대해야 집권이 가능하다. VVD를 비롯한 대부분 주요 정당은 이미 극우정당인 PVV와는 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한 만큼 연정 구성 방안에서 PVV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네덜란드 총선은 150개 의석을 놓고 28개 정당이 경합을 벌이는 구조라 극우 포퓰리즘의 리트머스지로 보기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4~5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이야말로 일대일 승부로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여서 진정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03-17 17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