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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궁지 몰릴 때마다 ‘벼랑끝 전술’…북핵문제에도 쓰나

北, 궁지 몰릴 때마다 ‘벼랑끝 전술’…북핵문제에도 쓰나

입력 2017-03-27 10:50
업데이트 2017-03-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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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교설 나오던 말레이 정부를 ‘인질외교’로 협상 유도

김정남 암살 사건과 사후 대응 과정에서 또 한번 확인된 북한 정권의 ‘벼랑 끝 전술’이 북핵 문제에서도 사용될지 주목된다.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쓴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은 말레이시아와의 단교 위기에 처하자 자국내 말레이 국민을 ‘인질’로 잡는 극단적인 수법을 썼고, 그것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지 모르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말레이 현지 언론에 의하면 북한은 말레이 측과의 협상을 거쳐 26일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말레이 경찰이 현광성 등 북한 인사들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해 줬다.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한은 줄곧 요구해온 김정남 시신을 양도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남 사건 수사에 대한 비협조를 이유로 말레이 정부가 북한 대사를 추방하고 고위 인사의 입을 통해 단교 가능성까지 내비치자 북한은 지난 7일 자국내 말레이 국민의 출국을 임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비인도적인 인질외교는 국제사회를 경악케 했고, 김정은의 악명은 더욱 높아졌지만 단기적으로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일정한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 외교의 ‘벼랑 끝 전술’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외교의 상식으로는 비정상적인 행동이며, 반드시 부메랑이 뒤따를 테지만 북한은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김정은이 선대때부터 이어져온 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을 핵문제에서도 그대로 적용할지로 옮겨가고 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25일(현지시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쪽 갱도 입구에서 차량 또는 트레일러로 보이는 4∼5대의 물체가 포착됐다며 핵 실험 준비용 차량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응이 불가피하고, 북한을 압박하라는 미국의 강한 요구를 받고있는 중국도 당분간은 대북 제재·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추가 핵실험 등은 북한에게도 무모한 도발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으로선 미국이 현 상황에서 예방적 선제타격 옵션을 쓰기는 어렵다는 자체 판단과, 미중 간에 동아시아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신들을 내치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 하에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말레이 국민의 안위를 담보로 한 북한의 ‘인질외교’ 앞에서 말레이가 결국 대북 협상을 택했듯 ‘미 본토 핵 미사일 공격’이 가능함을 보여주면 미국도 결국엔 협상을 택할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책임 연구위원은 “내달초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난 뒤 북한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강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추가 핵실험 등을 통해 핵보유국 굳히기에 나서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북한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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