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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 하늘에서 본 서울…일제강점기·해방당시 희귀영상

1945년 9월 하늘에서 본 서울…일제강점기·해방당시 희귀영상

입력 2017-03-28 13:44
업데이트 2017-03-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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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서울 항공촬영 영상부터 조선 총독 굳은 표정 담은 항복문서 서명식까지

일제강점기 조선의 모습과 해방 당시의 역사적 순간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희귀영상 자료들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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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서울역 앞
1945년 서울역 앞 일제강점기 조선의 모습과 해방 당시의 역사적 순간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희귀영상 자료들이 공개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28일 시사회를 열고 지난 한 해 해외에서 수집한 한국 관련 초기 영상 89편 중 자료적 가치가 높은 세 편의 일제강점기 기록 영상을 공개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연합뉴스
한국영상자료원은 28일 시사회를 열고 지난 한 해 해외에서 수집한 한국 관련 초기 영상 89편 중 자료적 가치가 높은 세 편의 일제강점기 기록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호주군 정보부가 1945년 9월 8일부터 나흘간 촬영한 해방 당시 서울의 영상이다.

이 영상에는 경기도에서 서울 방향으로 비행하며 항공촬영을 통해 담은 경기도 일부와 서울 시내 모습이 약 1분에 걸쳐 담겨 있다. 서울역과 조선총독부 및 현재의 광화문, 시청 일대가 등장하는데, 당시 서울의 모습이 항공촬영 사진이 아닌 항공촬영 영상을 통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영상자료원 측은 설명했다.

이 영상에는 종로 일대의 번화가, 보신각, 환구단 등 시내 풍경과 노면 전차를 이용하는 일반인들의 모습도 담겨 있어 해방 직후 한국인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

일제의 식민통치가 종료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순간들도 담겨 있다.

미군이 조선총독부 앞 국기 게양대에서 연 국기 교체식에서 일장기가 내려가고 성조기가 올라가는 장면과 미·일 대표의 항복문서 서명식 장면이다.

특히 항복문서 서명식은 기존 영상과 달리 근접 촬영을 통해 입을 굳게 다문 조선 총독의 모습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표정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높다고 영상자료원 측은 설명했다.

이 영상에는 일제가 운영했던 연합군 포로수용소도 등장하며, 연합군의 행렬을 보며 해방을 기뻐하는 조선인들의 모습, 서울역 앞 광장에서 깃발을 흔들며 만세를 외치는 군중, 연합군을 환영하며 미소 짓는 사람들의 모습 등이 표정 하나하나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이날 시사회에서는 일제의 곡물 수탈 거점이었던 군산의 1930년대 중후반 모습이 담겨 있는 영상도 공개됐다.
일제강점기 전북 군산의 모습과 생활상을 담은 기록영상에 담긴 택시자동차 영업소(왼쪽)와 조선신탁주식회사.  군산시 제공=연합뉴스
일제강점기 전북 군산의 모습과 생활상을 담은 기록영상에 담긴 택시자동차 영업소(왼쪽)와 조선신탁주식회사.
군산시 제공=연합뉴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에서 수집한 이 영상에는 군산항, 번화가 등과 함께 군산 도립의원 전북 수리조합 군산출장소 등 근대 양식을 따른 건축물이 다수 소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토지, 미곡 등 독점자본의 효율적인 축적을 돕기 위해 설립된 조선신탁주식회사 군산지점과 군산자동차영업소, 쌀을 저장하는 군산항 내 창고와 선박 제조 현장, 부잔교 등이 등장해 일제 식민지화 사업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 영상은 마지막 부분에 ‘그대의 노력이야말로 일본의 이름을 축복하는 위대한 선물이 될 것이다’라는 일어자막이 등장하고, 게이샤들이 뱃놀이하면서 군산을 찬양하는 노래를 하는 부분이 나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일제가 당시 군산의 식민지화를 독려하고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영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공개된 나머지 영상은 영국의 도예 예술가 버나드 리치가 조선을 여행하면서 찍은 영상이다.

당시 버나드 리치는 일본 체류를 마친 뒤 1935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해 영국으로 귀국하는 과정에서 조선의 울산, 경주, 경성, 금강산 등을 여행하며 이 영상을 제작했다.

울산에서 열린 읍내 오일장 모습에서는 30년대 시골 장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경주의 불국사, 석가탑, 다보탑, 석굴암 등의 고적지와 경성의 한옥도 영상에 등장하는데, 특히 경성 영상에서는 꽃밭으로 뜰이 개조된 창경궁 명정전을 통해 창경원 시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자료원은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은 영상 자료가 풍부하지 않은 시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제강점기 및 해방 직후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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