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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인도 ‘2+2’ 연내 창설…중국견제 구도에 한걸음 더

韓-인도 ‘2+2’ 연내 창설…중국견제 구도에 한걸음 더

입력 2017-03-29 17:23
업데이트 2017-03-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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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중국 경제의존 분산 의미도…12.5억 인구 거대시장 잠재력 커

정부가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의 인도 방문 기간(27∼29일) 한-인도 외교·국방 차관 연석회의(일명 2+2)를 연내 출범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구도 쪽으로 한 걸음 더 진입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대 한국 보복 조치가 계기를 제공한 것으로, 미중 전략경쟁 속에 자리한 한국 외교·안보의 앞길에 함의가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외교와 국방 분야의 고위 관리가 나란히 머리를 맞대는 2+2는 보통 우호관계와 전략적 이익 및 기본 가치의 공유 등 조건을 충족한 나라와 가동한다. 우리 정부는 현재 미국, 호주 단 2개국과 장관급 2+2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관급 2+2는 인도가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2015년 5월 한-인도 정상회담(서울) 계기에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차관급 2+2를 만들기로 했다가 2년 가까이 출범을 미뤄왔다. 그랬던 정부가 새 정부 출범을 1개월여 앞둔 현 시점에 2+2의 연내 출범을 인도와 합의한 것은 중국에 던지는 메시지의 의미가 커 보인다.

중국의 접경국이자 경쟁국가인 인도와 2+2 채널을 만드는 것은 결국 미국이 아시아의 동맹국 및 우호국들과 짜고 있는 중국 포위망과 완전히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어 보인다.

즉 북한 핵 위협에 맞선 방어 조치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이 한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일본, 인도 등과의 협력 틀을 심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얘기다.

중국 견제를 외교정책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일본도 역내에서 미국, 호주, 인도와 각각 2+2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거침없이 세 과시를 하고 있는 중국을 역내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견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관계 강화는 역내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다변화함으로써 한국에 외교안보적 공간을 넓힐 수 있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물론 중국을 견제한다는 의미도 일부 포함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한국은 역내에서 미중관계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는데 이번에 주동적으로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앞으로 있을지 모를 미러관계 개선의 흐름을 잘 타서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한다면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 역내 주요 강대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다변화할 수 있기에 한국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책 연구기관에 소속된 한 전문가는 인도와의 관계 강화 시도에 대해 “중국 의존에서 탈피하려는 행보이자 사드 관련 중국의 압력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중국이 과도한 압박을 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중국 견제 네트워크에 가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인구 12억 5천만의 대국(세계 2위)인 인도와의 관계 강화는 외교·안보 측면뿐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 중국 의존 경향에서 탈피하려는 행보로도 볼 수 있다.

외교부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대 인도 교역은 2015년 기준으로 162억 달러(수출 120억 달러, 수입 42억 달러)로 집계돼 작년 2천113억 9천만 달러를 기록한 대 중국(수입 869억 6천만 달러, 수출 1천244억3천만 달러) 교역액의 7.6%에 불과하다.

인도는 중국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출 시장이지만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임성남 차관은 28일 한-인도 외교차관 협의에서 현재 진행 중인 양국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이 원활히 마무리돼 양국간 교역·투자 증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는 한편 인도의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한국의 100억 달러(약 11조원) 금융 패키지 지원 사업이 조속한 시일 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도 측 지원을 당부했다.

인하대 최정철 교수는 “향후 10년이 중국의 성숙과 인도의 다이나믹한 성장으로 특징지어진다면, 한-인도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심을 집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먼저 한-인도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와 양국을 잇는 항공 노선 대폭 확대를 제안했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새로운 시장 개척 측면이 있기에 인도와의 협력은 사드 문제를 떠나서라도 필요한 일”이라며 “다만 현재 한국 정부가 과도 정부라는 점에서 다음 정부에서 연속성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을지, 그런 점에서 (인도와의 협력 강화가) 대 중국 지렛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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