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생중계’ 바람난 클래식

‘생중계’ 바람난 클래식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17-04-10 22:36
업데이트 2017-04-11 00:1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예술의전당 한낮 ‘11시 콘서트’ 카메라 8대로 스크린 통해 방송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는 나중에 가사가 붙여지며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게 됐죠.”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나긋나긋한 설명에 스크린 바깥의 관객 60여명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 아리랑시네센터에서는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11시 콘서트’가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이미지 확대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 아리랑시네센터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된 예술의전당 마티네 공연인 ‘11시 콘서트’.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 아리랑시네센터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된 예술의전당 마티네 공연인 ‘11시 콘서트’.
‘11시 콘서트’는 예당이 14년째 매달 한 차례 여는 브랜드 콘서트로, 매회 2000명 안팎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마티네 공연(낮 공연)이다. 현장에서 직접 듣는 소리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카메라 8대가 악기 파트별로 여러 각도에서 담아낸 무대는 생생하고 풍성했다.

현장에선 볼 수 없는 백스테이지에서부터 임동민이 켜는 바이올린 몸체의 오래된 흠집, 활에서 끊어져 나온 털 한 가닥, 이미연이 두들기는 그랜드피아노 내부에서 현을 튕기는 해머들,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를 이끈 여성 지휘자 여자경의 표정과 손짓 하나하나까지 클로즈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황연희(41)씨는 “클래식은 주로 라디오로 듣는데 이렇게 집 가까운 곳에서 큰 화면에 좋은 스피커로 생생하게 즐길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클래식 공연의 스크린 라이브 중계가 정규 공연 아이템으로 뜨고 있다. 그간 단발성 이벤트에서 정규화되는 추세다. 예당이 ‘11시 콘서트’ 생중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클래식 문턱을 한 단계 더 낮추고 있다. 첫날인 6일은 아리랑시네센터를 비롯해 경북 김천문화예술회관과 포항시청 대잠홀, 광주 빛고을아트스테이트, 강원 영월시네마에서 약 200명이 관람했다. 인천 중구 문화회관, 전남 강진아트홀에서는 무관객 테스트 중계가 이뤄졌다.

예당은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2013년 11월부터 ‘SAC on SCREEN’이라는 프로젝트로, 오페라, 발레, 뮤지컬, 연극 등의 무료 상영을 지원해 왔다. 고학찬 예당 사장은 “생중계는 처음이라 미흡한 부분도 일부 있었지만 호응도가 무척 높았다”면서 “올해 말까지 지자체 문예회관, 군부대 시설 등 50여곳 이상으로 생중계를 확대해 일부 대형 공연장에 편중된 클래식 감상 기회를 전국적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클래식 콘서트 생중계도 늘고 있어 애호가들을 즐겁게 한다. 해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를 생중계하고 세계 유수 오페라, 발레 공연 실황을 상영해 온 메가박스가 생중계 레퍼토리를 대폭 확대했다. 오는 23일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공연 프로그램인 오페라 ‘발퀴레’를 시작으로 베를린 필의 양대 콘서트 중 하나인 유로파 콘서트(5월 1일), 빈 필 여름 음악회(5월 26일), 베를린 필 발트뷔네 콘서트(7월), 브레겐츠 페스티벌(7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8월) 등을 생중계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최근 라이브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좋아 관련 레퍼토리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7-04-11 25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