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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김여정 회담 불발’, 쉽지않은 북미대화 앞길 확인

‘펜스-김여정 회담 불발’, 쉽지않은 북미대화 앞길 확인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2-21 13:33
업데이트 2018-02-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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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회담직전 취소 배경 주목…“훈계듣는 자리 필요없다 판단 가능성”

북한과 미국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만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이 막판에 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북미 간 회담 논의는 북측의 제의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 기간 그와 만나길 원했고 한국 정부의 중재로 회담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펜스 부통령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표, 닉 아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뤄질 예정이던 회담은 북한이 만남 2시간 전에 취소 통보를 해오면서 결국 무산됐다는 게 보도의 요지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현재까지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막판에 미국과의 회담을 취소한 이유를 미국 언론은 펜스 부통령의 방한 행보와 연결짓고 있다.

WP는 펜스 부통령이 9일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하고,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 전개 등 압박 캠페인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온 시점에 회담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제재 이완을 노리는 것으로 보이는 북한 입장에선 강경한 태도의 펜스 부통령을 만나봤자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펜스 부통령은) 이 만남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할 기회로 삼으려 했으나 북한이 이 기회를 잡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의 강경한 대북 입장은 방한 이전부터 명확하게 알려졌었다는 점에서 북한이 그의 9일 행보를 보고 갑자기 회담을 취소했다기보다는 통보만 안 했을 뿐 그 이전부터 이미 회담할 생각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미국과의 만남에 대해 9일 고위급대표단 방남 이전부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조영삼 북한 외무성 국장은 북측 대표단의 방남을 하루 앞둔 8일 북측 대표단과 펜스 부통령의 접촉 문제와 관련, “명백히 말하건대 우리는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처음에는 (북한이 회담에 대해) 가볍게 생각했는데 미국의 태도가 예상보다 강경하기 때문에 펜스 부통령으로부터 훈계만 듣는 만남은 의미가 없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주장을 들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펜스 부통령이 9일 평창올림픽 리셉션에서 김영남 북한 상임위원장과 동석하지 않은 것은 물론 악수도 하지 않은 상황을 떠올리면 다음 날 두 사람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다고 상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담 불발의 구체적인 이유와 관계없이 이번 일은 북미 간 탐색적 수준을 넘는 실질적인 비핵화 대화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바라는 대로 3월 내에 북미 간에 대화 흐름이 생기기는 쉽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풀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해 아직은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을 갖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탐색적 대화는 가능하지만 명확하게 비핵화라는 목표를 정하고 만나지는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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