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홍콩 시위 현장 부근의 주차장에서 추락해 다친 홍콩과기대학 2학년 학생 차우츠록(周梓樂)이 8일(현지시간) 숨진 가운데 9일 경찰이 차우를 추모하는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주 시위 과정에서 불법 집회 참여, 공격용 무기 소지, 복면금지법 위반 등으로 266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11살 어린이까지 있었다. 전날 하루만 260명이 체포돼 이달 들어 체포된 홍콩 시민은 모두 526명에 이른다.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총 3600명이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이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진압에 나섰다. 전날 처음으로 홍콩과기대학, 이공대학, 중문대학 등 대학 내 시위대 체포에도 나섰다. 경찰은 심지어 사이완호 지역에 있는 성십자가 성당에도 들어가 시민 5명을 체포했다. 천주교 홍콩교구는 성명을 내고 “성스러운 성당 내에 경찰이 진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이완호에서 시위 중 한 참가자(위)가 경찰이 쏜 실탄에 가슴 부분을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경찰과 가면 쓴 시위대의 대치 현장이 페이스북에 생중계된 가운데 최소 한 명이 경찰이 쏜 총에 다쳤으며 출퇴근 시간 시위로 혼란이 빚어졌다. 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최근 시진핑 주석과 한정 부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를 만나 재신임을 받은 후 시위 진압은 더욱 강경해지는 모양새다. 지난 4일 시 주석은 상하이에서 람 장관을 만나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니 절대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 역시 전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를 ‘폭도’라고 지칭하며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폭도들의 폭력행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3만 홍콩 경찰은 치안 유지의 중추”라고 강조하며 강경 진압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