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感性에 노크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시장 개방을 눈앞에 둔 우리 농업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게 요구되는 가운데 차별화한 마케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디자인이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맛과 품질뿐 아니라 색깔, 포장, 향기 등 다양한 디자인의 힘을 활용한 감성농업(感性農業)의 현장을 찾았다.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 직원들이 누에고치를 염색해 만든 형형색색의 전구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 하고 있다(전남 장성).
식량과학원의 연구원들이 쌀·보리·콩·팥·녹두 등 곡물의 종자를 이용해 그림이나 홍보 문구를 표현하는 ‘곡물 아트’를 선보이고 있다(경기 수원).
‘술떡’으로도 불리는 ‘사평기정떡’은 전통 문양의 포장재 디자인을 개발해 캐나다, 중국 등의 수출 길을 열었다(전남 화순).
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보존화(保存花)는 생화를 약품 처리해 꽃잎의 부드러운 질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경기 수원).
바이오작물센터 연구원들이 컬러 고구마로 다양한 색깔의 국수를 만들어 보고 있다(전남 무안).
쌀과 콩, 보리, 팥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곡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농진청 식량과학원의 연구원들의 작업손길이 분주하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보존화(保存花)는 싱싱함을 3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꽃이다. 연구실에 들어서자 향긋한 꽃 냄새와 알싸한 약품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생화를 약품 처리해 꽃잎의 부드러운 질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시들지 않는 마법의 꽃’으로 불린다. 전량 수입에만 의존했던 보존화는 1만원을 넘어 손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꽃이 아니었다. 2006년 보존 약품이 국내에서 개발되고 가격이 4000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도시농업팀 송정섭 과장은 “생화와 다른 이미지와 질감을 갖춘 상품 구성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에고치로 만든 깜찍한 장식 소품이 사양길의 양잠사업에 활력을 주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는 누에고치를 이용한 전구다발, 장식용 목걸이 등 7건의 디자인 의장 등록을 했다. 김종선 소장은 “누에고치 안에 염색을 방해하는 세라신이라는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성분을 첨가해 오방색 염색법을 개발했다.”며 “제작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30일까지 전남 나주)에 출품한 누에고치로 만든 성탄절 트리용 장식 전구는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디자인이 농업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컬러 농업’의 영역도 넓어졌다. 먹거리에 색을 입혀 오감을 자극한다. 녹색 쌀, 붉은 감자, 보라색 고구마등 맛과 멋을 갖춰 소비자를 군침 돌게 하는 ‘감성식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보존화(保存花)’는 싱싱함을 3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꽃이다. 생화를 약품 처리하여 꽃잎의 부드러운 질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시들지 않는 마법의 꽃’으로 불린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부착형화분은 비좁은 사무공간에서 맞춤형 실내정원을 꾸밀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패트병화분은 재활용품을 이용한 사무공간 디자인 제품이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부착형화분은 비좁은 사무공간에서 맞춤형 실내정원을 꾸밀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보존화(保存花)’는 싱싱함을 3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꽃이다. 생화를 약품 처리하여 꽃잎의 부드러운 질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시들지 않는 마법의 꽃’으로 불린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진청 바이오작물센터에서 연구개발한 컬러고구마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컬러고구마는 먹을거리에 색(色)을 입힌 대표적인 컬러농산물이다.
전남 무안=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전남 무안=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보존화(保存花)’는 싱싱함을 3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꽃이다. 생화를 약품 처리하여 꽃잎의 부드러운 질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시들지 않는 마법의 꽃’으로 불린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다양한 컬러 작물을 활용한 ‘곡물 아트’와 ‘논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영역도 생겼다. 쌀과 콩, 보리, 팥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곡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수원 농진청 식량과학원의 작업현장. 크기와 색깔이 다양한 재료를 모자이크처럼 수놓는 손길이 분주하다. 김선영 연구원은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국기를 곡물 종자로 그려서 찬사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논아트는 색깔이 서로 다른 벼를 이용해 논에 다양한 글자와 문양을 표현한 것이다. 보통 5∼6월에 시작되며 작품 감상의 최적 시기는 벼가 무르익는 가을이다. 농진청 기획조정과 김춘송 과장은 “벼가 자라 수확 때까지 지역을 알리는 효과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포장에 고객의 시선을 자극시키는 디자인 요소를 접목한 사례도 있다. 전남 화순군의 사평기정떡 구경숙 대표는 전남농업기술원의 기술 지원으로 투박한 전통떡 포장의 문제점을 개선해 소비자들의 입맛과 눈길을 사로잡은 포장재를 개발했다. 떡과 포장상자 크기를 소형화하고 밀폐형 낱개 포장지 개발로 상온에서의 유통기간을 늘렸다. 현재 캐나다와 중국에 우리 떡을 수출하는 쾌거를 올리고 있다. 이처럼 우리 농산물을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여는 체계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그의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꿈과 감성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소비자에게 감동과 믿음, 행복을 주는 제품이야말로 우리 농업을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011-10-29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