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국토기행] 택리지가 뽑은 ‘완전한 고을’

[新국토기행] 택리지가 뽑은 ‘완전한 고을’

입력 2014-11-15 00:00
업데이트 2014-11-15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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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道·8개 市·郡 접한 요충지… 근교 농업 명성… 우량 기업 몰리고 교육여건 뛰어나 도농복합 자족도시로 매년 쑥쑥

전북 완주군은 도농복합 자족도시다. 완전한 고을이란 뜻의 완주(完州)군은 그 이름에 걸맞게 도시 근교지역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비옥한 농경지와 산업단지, 첨단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연구기관, 교육기관이 조화를 이뤄 매년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전북의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를 에워싸고 익산, 진안, 김제, 임실 등 여러 시·군을 배후도시로 끼고 있어 지속발전 가능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완주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인구가 늘어나는 군이다. 완주군의 인구는 지난달 현재 9만 310명으로 인접 시 지역인 김제시 9만 252명, 남원시 8만 5795명보다 많다. 머지않아 전북에서 네 번째로 큰 지자체인 정읍시 11만 7462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규모도 5000억원을 넘고 재정자립도는 25.7%에 이른다. 완주는 청정 자연이 잘 보존되고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중환의 택지리(擇里志)에서 선비가 살 만한 땅으로 꼽은 가거지(可居地)의 요건인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을 충족시키는 보기 드문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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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은 완전한 고을이란 뜻에 걸맞게 농업부터 첨단산업까지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고 있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봉동읍 지역. 완주군은 지역이 넓은 데다 전주시를 에워싸고 있어 하늘에서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완주군 제공
전북 완주군은 완전한 고을이란 뜻에 걸맞게 농업부터 첨단산업까지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고 있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봉동읍 지역. 완주군은 지역이 넓은 데다 전주시를 에워싸고 있어 하늘에서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완주군 제공
삼국시대 완주군은 전주시와 분리되지 않은 채 마한의 영토였다. 555년 완산주가 설치됐고 신라 경덕왕 16년인 757년 전주로 바뀌었다. 1392년 조선 건국 이후 태조의 고향으로 중시돼 완산유수부로 승격됐다. 1914년에는 고산군이 통합돼 전주군이 설치됐다. 완주군이 전주시와 분리돼 현재의 지명을 사용하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이다. 분군된 뒤 70년이 넘는 동안 전주시에 군청을 뒀다. 2012년에 완주군에 군청사가 건립되면서 전주시에 의존한 경제활동을 지역경제로 흡수, 지역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애초 한 뿌리였던 전주와 완주를 합해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는다.

완주는 전북도의 가운데 있다. 동서가 36㎞, 남북은 71㎞ 전체 면적은 820㎢에 이른다. 동쪽은 진안군, 서쪽은 김제시, 남쪽은 임실군과 정읍시, 북쪽은 익산과 충남 논산, 금산과 인접해 있다. 1개 군이 2개 도 8개 시·군과 접한 지자체는 완주군이 유일하다.

완주군이 지속 성장하는 것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배후도시가 있어서다. 사통팔달 교통망도 완주군의 큰 장점이다. 완주군은 조선시대 해남에서 한양까지 가는 삼남대로가 통과한 지역으로 예부터 교통의 요충지였다. 전라선 철도와 호남고속도로,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전주~광양 간 고속도로 등 3개 고속도로가 통과한다. 전주권 외곽 순환도로망도 모두 완주와 연결돼 있다. 정주 여건도 좋아진다. 예전에는 완주군민들이 교육과 주거를 위해 전주시로 이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주시민들이 완주군에 전원주택을 건립하는 게 유행이다.

완주군이 전북 발전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는 것은 첨단산업을 집적화했기 때문이다. 완주군에는 일반산업단지와 과학산업단지 643만 3000㎡가 조성돼 있다. 현대자동차 상용차 부문, KCC를 비롯한 대기업과 우량기업 204개사가 입주했다. 1만 400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역할을 한다.

완주군은 입주 희망기업이 몰려들자 319만 9000㎡ 규모의 완주 테크노밸리 조성을 추진 중이다. 1단계로 131만 4000㎡를 지난 10월 27일 준공했다. 현대글로비스, LS엠트론 등 15개 기업이 입주를 완료했고 13개 기업이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테크노밸리가 완공되면 260개 기업이 입주해 3만 3000명의 인구 유발, 총 생산매출액 2조 2000억원, 지방세 수입 150억원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완주군은 첨단과학기술을 이끌어갈 연구기관들도 모여 있다. 소재산업을 주도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정보기술(IT) 특화연구소, 수소연료전지 부품 및 응용기술 지역혁신센터, 국내 유일의 고온 플라스마 응용연구센터, 연료전지 핵심기술 연구센터 등이 있다.

전북 혁신도시 건설로 완주군은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았다. 이서면 일대에 농촌진흥청 산하기관과 지방행정연수원 등 각종 공공기관이 들어섰다. 농식품 관련 기관들이 대부분 완주군에 자리 잡아 농식품산업을 주도할 지역 기반을 마련했다. 관련 기업들도 앞다퉈 입주할 것으로 보여 완주군의 농식품산업 미래가 밝다. 전북혁신도시는 주거, 교육, 의료, 문화 등 정주환경 수준이 높아 친환경적 전원도시, 첨단산업도시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근교 농업은 완주군민들의 주소득원이다. 전통적으로 인접 도시에 과채류를 생산해 공급하는 시설농업이 발달했다. 완주에서 생산되는 한우, 생강, 딸기, 대추, 배, 복숭아, 곶감 등은 품질이 좋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정원수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농민들이 일찍이 벼농사 대신 정원수 재배에 눈을 떠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철쭉은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완주군은 로컬푸드의 메카로 이미 명성이 높다. 소비자들은 양질의 농산물을 싼값에 공급받고 농민들은 제값을 받는 유통구조에 혁명을 가져왔다. 완주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변화돼 가는 농업 여건과 대내외적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완주군은 청정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만경강과 전주천 상류인 고산천, 소양천, 상관천 등은 사철 맑은 물이 흐른다. 대아댐, 동상댐, 경천저수지 등은 호남평야의 젖줄이다. 수원이 풍부한 만큼 경관도 수려하다. 대둔산, 만덕산 등은 전국에서 많은 등산객이 찾아오는 명산이다. 기암괴석과 수목이 어우러진 동상계곡, 대둔산 계곡은 도시민들이 힐링을 하는 휴식처로 인기가 높다.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14-11-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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