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견문기] “국내 최초 돈의문박물관마을… 순식간에 과거여행”

[흥미진진 견문기] “국내 최초 돈의문박물관마을… 순식간에 과거여행”

입력 2019-05-01 17:26
수정 2019-05-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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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동화작가
이소영 동화작가
올해 첫 투어는 양팔을 활짝 펼쳐 안아 주는 모습의 새문안교회 앞에서 시작했다. 둥글게 굽은 건물의 곡선을 따라 비에 씻긴 파랗고 말간 하늘이 첫 투어를 축하해 주었다. 새롭게 건축된 새문안교회 안에는 옛 예배당을 재현해 놓았다. 옛날과 현재의 대화를 미래에 전한다는 서울미래유산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장소였다. 몇 걸음 건너 위치한 기독교 서적을 파는 생명의 말씀사에는 번역책들만 즐비하던 예전과 달리 국내 저자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코너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60대에 접어든 사람들에게는 서울중고등학교 자리로 기억되는 경희궁은 조선 왕조의 5대 궁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한다. 그래서일까. 잘 복원돼 깔끔한 숭정전, 신라호텔로 옮겨졌던 정문인 흥화문이 다시 돌아왔음에도 경희궁을 오르는 돌계단의 칸칸은 높고 묵직했다.

타임머신을 타지 않고도 시간여행이 가능한 돈의문박물관마을로 들어섰다. 국내 최초 마을 단위로 도시재생이 이루어진 개방형 창작 마을이란다. 삼거리이용원, 서대문사진관, 돈의문콤퓨타게임장, 새문안만화방, 새문안극장 등의 간판을 보고 있노라니 순식간에 1960년대로 건너가 있었다. ‘다 같이 쥐를 잡자’는 표어를 보니 절로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3D로 사진이 찍히는 뻥튀기 장면이 그려진 벽 앞에는 사람들이 줄 서서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신약인 ‘활명수’를 개발한 동화약품으로 가는 길가 농협중앙회 앞에 500년을 훌쩍 넘긴 회화나무가 있다. 절반 이상이 독성을 없앤 시멘트로 채워져 있었는데, 자연과 인공이란 대립의 덫에서 벗어나 상생하고 있는 모습이 교훈처럼 마음에 와 담겼다.

마지막으로 이북 출신 피란민들이 세운 평안교회를 찾았다. 동판으로 된 지붕과 고딕 양식의 붉은 벽돌도 인상 깊었지만, 왼편 벽에 붙여 놓은 파랑과 초록의 가운데 칠이 벗겨진 흰 십자가와 1956년에 제작돼 새벽을 깨우던 종이라고 소개된 놋쇠로 된 종이 눈길을 끌었다. 평안이란 교회의 이름처럼 걱정이나 탈이 없이 날씨도 맑고 화창했으며, 함께한 사람들도 모두 만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소영 동화작가

2019-05-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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