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네이버 설문조사
‘신의 탑’과 ‘노블레스’가 웹툰 독자들이 꼽는 영화화 기대작 1, 2위에 올랐다. 웹툰이 영화로 만들어질 경우에는 무엇보다 실사 영화에 어울리는 각색과 연출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영훈 작가의 ‘외발로 살다’(7.6%), 박용제 작가의 ‘갓 오브 하이스쿨’(7.4%)이 뒤를 이었다. 문항은 네이버 웹툰의 ‘스토리’ 코너에서 조회수 상위 작품 5개, 조회수를 공개하지 않는 다음 웹툰의 ‘스토리’ 코너에서 평점 상위 5개를 선택해 구성했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와 윤태호 작가의 ‘미생’ 등 영화화 소식이 알려진 작품은 제외했다.
2010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신의 탑’은 한 소년이 소녀를 구하기 위해 탑에 올라가면서 겪는 전투 어드벤처물이다.
현재 네이버 ‘스토리’ 웹툰 중 조회수가 가장 많은 인기작이다. 두 번째로 조회수가 많은 ‘노블레스’ 역시 판타지물이다. 820년 동안의 수면에서 깨어난 주인공 ‘라이’가 겪는 일을 그렸다.
주목할 것은 ‘기타’ 의견이 3위에 오른 점이다. 조회수와 평점을 바탕으로 문항을 구성했지만 웹툰의 인기와 영화화에 대한 기대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응답자들이 답글로 영화화를 희망한 웹툰으로는 한 작가의 ‘킬러 분식’과 순끼 작가의 ‘치즈 인 더 트랩’, 조석 작가의 ‘조의 영역’ 등 비판타지물이 꼽혔다.
만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인기는 많지만 현실적인 제작 여건을 고려했을 때 영화화에 적합한 작품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6766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 바라는 점’을 물은 질문에서 가장 많은 답변으로 ‘실사 영화에 맞는 각색과 연출’(36.0%)이 꼽힌 것도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봉석 영화평론가는 “슈퍼맨과 배트맨 등의 슈퍼히어로 만화를 영화로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할리우드와 달리 한국에서는 판타지적 상상력을 영화로 구현하기 쉽지 않다”면서 “일상적인 소재를 다룬 강풀 작가 등의 작품이 주로 영화로 만들어졌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인하 만화평론가는 “일본에서 특별한 내러티브가 없는 만화 ‘고독한 미식가’를 드라마로 만들었던 것처럼 영화에 적합한 만화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어떤 웹툰을 영화로 만들 것인가는 어디까지나 기획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2013-06-22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