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본격 인양] “찢긴 선체 공개는 기밀·사기·안전 위협”

[천안함 본격 인양] “찢긴 선체 공개는 기밀·사기·안전 위협”

입력 2010-04-15 00:00
업데이트 2010-04-1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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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절단면 원거리공개 배경

군(軍)이 15일 인양되는 천안함 함미(艦尾) 절단면을 공개할지를 놓고 고심 끝에 국민의 알권리와 군사기밀보호의 중간지점을 선택했다. 인양 뒤 배수 작업을 마친 뒤 그물망을 쳐둔 상태에서 부분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함미에서 300야드(274m) 떨어진 거리에서만 볼 수 있게 했다.

●완전 비공개땐 의혹 부추길 우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14일 “군사기밀 유지와 군의 사기, 초계함 장병의 안전, 실종자 가족들의 심정과 희생자에 대한 예우 등을 고려해 부분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건 원인을 놓고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완전 비공개로 하면 또다른 의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공개는 하지만 온전히 드러내 보이진 않겠다는 뜻이다.

군이 부분적이나마 함미를 공개하기로 한 이유는 그 동안 이번 사건을 숨기는데 급급하다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그 동안 군은 천안함 침몰 이후 사건 발생 시각부터 많은 부분에서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여러 차례 입장 발표를 통해 논란을 수습했지만 군을 바라보는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져 있다.

☞[사진]17일만에 드러난 모습…톱니바퀴처럼 찢어진 절단면

이렇다보니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함미를 국민의 눈 앞에 올려놔야하는 일은 군 입장에선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셈이다.

군은 ‘부분 공개’라는 절충안을 선택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절단면은 침몰사고 당시의 정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를 위한 현장보존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무기·취약부분 등 노출 봉쇄

또 절단면 너머로 가스터빈실 등 군사보안 시설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체의 두 동강난 부위는 초계함의 무게중심 축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는 셈이고 초계함의 탄약고와 연료탱크 등 핵심시설이 어느 부분에 있는지 노출되면 적 어뢰의 표적이 될 수 있어 군 입장에선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무기 탑재 방법과 무장 수준이 드러날 수도 있다.

●실종자 가족·희생자 예우도 고려

원 대변인은 “천안함 내부구조와 무기탑재 상황 등에 대한 전면 공개는 이와 똑같은 구조로 (만들어진) 20여척의 함정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또 다른 해군 장병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절단면이 온전히 공개될 경우 또다른 의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비공개 결정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함미뿐 아니라 함수(艦首)까지 들어올려 절단면 형태와 외부 공격 흔적 등을 파악한 뒤에야 비교적 진실에 가까운 사건 원인을 밝힐 수 있는데도 함미의 절단면만을 놓고 각종 추측과 의혹이 쏟아진다면 앞으로 나올 최종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시 희생자의 모습이 낱낱이 보여진다면 실종자 가족이나 이를 지켜본 국민에게 또다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군이 망원렌즈로 당겨봐야만 촬영이 가능한 270여m를 포토라인으로 설정한 것도 너무 자세한 공개에 따른 군의 여러 손실을 줄여보려는 의도로 읽힌다.

홍성규 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2010-04-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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