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42] <5·끝>이런 지자체 꿈꿔요

[지방선거 D-42] <5·끝>이런 지자체 꿈꿔요

입력 2010-04-21 00:00
업데이트 2010-04-21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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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구고 로컬푸드 운동 色다른 지역경제 젖줄 육성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로 불리는 브라질의 쿠리치바시에는 지하철이 없다. 여느 도시처럼 교통난 해소를 위해 지하철 건설을 계획했지만 막대한 재정 부담 때문에 포기했다. 대신 지하철 건설비의 1%만 들여 버스전용도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인 원통형 버스 정류장과 굴절버스는 생태도시 쿠리치바의 ‘명품’이 됐고, 시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싼 가격으로 버스를 이용한다.

부산진구의 재정자립도는 28%로 중앙정부나 광역시의 도움 없이는 공무원 월급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구는 먼저 돈 쓰는 방식을 바꿨다. 전시성 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여기에 투입된 연간 2억여원을 사회복지 쪽으로 돌렸다. 부서별로 매년 변동이 없던 일반운영비와 업무추진비도 10억원 이상 아꼈다. 구에서 사용하는 모든 법인카드를 지역은행 카드로 전환해 적립되는 포인트를 캐시백으로 사용, 2800여만원의 세외수입을 올렸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부산진구를 우수 예산 집행 사례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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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자치단체는 대부분 가난하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대2이고,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일이 전체 지방정부 업무의 15%에 불과할 정도로 중앙정부에 얽매여 있다. 전액 지방정부로 환원됐던 종합부동산세가 크게 줄어 지방재정은 더 열악해졌다. 그렇다고 지방정부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호화청사를 짓기도 한다. 중앙정부가 적자를 메워 주기 때문이다. 재정자립도는 53%에 불과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 재량권을 갖고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비중을 뜻하는 재정자주도는 80% 수준이다. 결국 예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지역 경제의 ‘색깔’이 달라진다.

부천시는 서울을 제외하고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다. 삶의 질을 고려하지 못한 개발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도시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표적인 문화산업 도시로 거듭났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같은 굵직한 문화사업을 성공시켰고, 자투리땅을 찾아 나무를 심었다. 관공서와 학교 벽에 제비콩을 심는 세심한 행정이 빛을 발했다.

평택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지역 소비자가 소비하는 ‘로컬푸드’ 운동의 성공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평택푸드지원조례를 제정하고 평택푸드추진단을 구성해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대학, 연구소와 함께 계약재배를 실시하는 등 로컬푸드 운동으로 농가 수입 증대, 물류비 감소는 물론 도시생태농업 형성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권경득 선문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 특성에 맞는 예산 운용, 자치단체·기업·대학·연구소가 연계되는 산업단지 혁신 클러스터 구축, 지역문화의 산업화 등을 제대로 추진하면 지방재정의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고, 주민들의 최대 요구로 떠오른 복지 정책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4-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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