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친박ㆍ소장파, ‘황우여’에 몰표 준 듯

한나라 친박ㆍ소장파, ‘황우여’에 몰표 준 듯

입력 2011-05-06 00:00
수정 2011-05-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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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6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예상을 뒤집고 황우여-이주영 후보가 당선된 것은 친박계(친박근혜) 및 소장파 의원들이 몰표를 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4.27 재보선의 패배로 충격을 받고 내년 총선에 위기감을 느낀 수도권 초ㆍ재선 의원들의 표심이 당 주류인 친이계(친이명박) 후보들을 외면하고 중립계 후보로 쏠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청 246호실에서 열린 원내대표 투표에는 한나라당 전체 의원 172명 중 159명이 참석했다. 지역구에 내려간 의원들의 불참으로 130명 정도 참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해외 출장 중인 의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출석했을 때부터 이변은 시작됐다.

투표장을 가득 메운 의원들은 각 후보들의 정견발표를 진지하게 청취한 뒤 투표에 들어갔다. 1차 투표 결과가 발표됐을 때 의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총 159표 중 중립계 황우여-이주영 후보가 64표로, 친이계 주류인 안경률-진 영 후보(58표)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역시 친이계인 이병석-박 진 후보는 33표를 얻어 3위에 그쳤다.

현장에서 투표결과를 접한 한 당직자는 “1차 투표부터 중립 후보가 주류 후보를 누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며 “의원들의 변화 열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결선투표에 앞서 1, 2위 후보의 정견 발표를 다시 듣는 시간이 마련돼 있었지만 의원들은 “그냥 진행하자”며 목소리를 높였고, 원유철 선거관리위원장은 후보들의 동의를 얻어 바로 투표에 들어갔다.

황우여-이주영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총 157표 중 90표를 얻어 64표에 그친 안경률-진 영 후보를 가볍게 따돌리고 차기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선출됐다. 결선투표에서 친박계 및 소장파 의원들이 황 후보측에 몰표를 던진 것이다.

특히 결선투표 결과를 보면 1차 투표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이병석-박 진 후보를 지지했던 표들도 대부분 황우여-이주영 후보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됐다.

친이계는 이재오 특임장관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투표에 참가했지만 표 단속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의 한 소장파 의원은 “전체 의원 중 친이계 80여명, 친박계 50여명, 소장파 40여명 정도로 분석된다”며 “친이계 중 이탈 표가 많았고 친박계와 소장파는 응집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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