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50돌] 또 한명의 개발독재 신화 주역 아듀!

[5·16 50돌] 또 한명의 개발독재 신화 주역 아듀!

입력 2011-05-16 00:00
업데이트 2011-05-1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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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國父’ 리콴유 선임장관직 사퇴



또 한 명의 아시아 ‘개발독재’ 신화의 주역이 무대 전면에서 사라졌다.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리콴유(李光耀·88) 전 총리가 14일 선임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자신의 뒤를 이은 고촉동(吳作棟·70) 전 총리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리 전 총리는 “보다 어렵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가 싱가포르의 계속적인 전진을 이끌어 나갈 때가 됐다.”면서 사퇴결정 사실을 밝혔다. 이로써 리콴유의 아들인 리셴룽(李顯龍·59) 현 총리는 곧 젊은 인사들을 수혈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리콴유의 ‘퇴장’은 최근 실시된 총선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집권 인민행동당은 87개 의석 가운데 81석을 차지했지만 지지율은 60.1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리콴유가 실제로 사퇴 후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하지만 그의 사퇴는 한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시작된 아시아 개발독재 시대의 종언이라는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실제 리콴유는 총리 재임기간(19 65~1990년) 강력한 리더십으로 싱가포르를 이끌며 연평균 10%가 넘는 경제성장률로 작은 도시국가에 불과한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네 마리 용’ 반열로 끌어올렸다.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상왕’(上王) 격인 선임장관을 맡아 싱가포르의 끊임없는 전진을 견인했다.

리콴유는 박 전 대통령이 생애 마지막으로 만난 외국 정상이기도 하다. 1979년 10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리콴유는 ‘개발독재 동료’인 박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어떤 지도자들은 관심과 정력을 언론과 여론조사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데 소모하고, 어떤 지도자들은 오직 일하는 데만 집중하고… 평가는 역사에 맡긴다.”면서 ‘일하는 지도자’로서의 동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태형 등을 동원해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한 리콴유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남겨지겠지만 싱가포르를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과 물류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부패가 없는 세계 최고의 깨끗한 정부로 만드는 데 절대적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5-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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