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원순, 전문가들이 본 지지율 역전 배경은

나경원-박원순, 전문가들이 본 지지율 역전 배경은

장세훈 기자
입력 2011-10-12 00:00
수정 2011-10-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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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 돌입을 앞두고 한나라당 나경원, 범야권 박원순 후보의 승부가 초박빙 접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박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뒤 많게는 10%포인트 이상, 적게는 5%포인트 정도 앞서던 국면이 비록 오차범위 안에서이기는 하지만 나 후보가 앞서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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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박원순
나경원-박원순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이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안철수 효과’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에 불과했던 박 후보의 지지율이 안 교수의 지지 선언 이후 50%까지 치솟았다. 이는 박 후보가 자력으로 얻은 표가 아니다.”면서 “박 후보의 지지층이 부실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박 후보 지지층의 결집력이 비교적 취약한 상황에서 지난 2~3일 간 이뤄진 서너차례의 TV토론과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가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지난 5~6일 후보 등록을 계기로 본격적인 네거티브 공방이 이뤄지면서 박원순이라는 상품의 신선도가 훼손된 부분이 있고, 이러한 요인이 지지층 이완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도 “일반 시민들이 안 교수는 알지만, 박 후보는 몰랐다.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 네거티브로 인한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면서 “박 후보가 더 많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시민후보이기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이어 “TV 토론 등에서 비춰진 박 후보의 대응 방식도 좋지 않았다.”면서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기보다는 한나라당 당신들이 더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대응한 게 거부감을 유발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가 정당 기반이 없다는 점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박 후보 지지층 가운데 전통적인 진보·개혁층이 떨어져 나갔다고 볼 수는 없고, 중도·무당파의 이탈로 보인다.”면서 “진보 진영이 중도·무당파를 흡수하지 않으면 보수 진영을 이기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남영 세종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는 “범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 나섰던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박 후보 지지로 재빨리 갈아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의 배경으로 서울시장 선거가 정당 간 대결이 아닌 보수·진보라는 진영 간 대결 양상을 띄면서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김 평론가는 “과거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얻는 지지율이 통상 46% 안팎인 만큼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보수층이 대부분 결집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고 박사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선거 지원 약속을 계기로 보수 진영이 단합하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나 후보의 지지표는 결집하는 반면, 박 후보의 지지표는 안철수 효과가 잦아들면서 주춤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금과 같은 추세가 선거 막판까지 어이질 것으로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내에 있는 만큼 언제든지 다시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두 후보의 지지층이 결집했다가 흩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투표율에 따라서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도 “중도·무당파는 일희일비하는 경향이 있고, 변동폭도 크다.”면서 “선거 막판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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