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쇄신 자중지란…계파·세력간 충돌 불가피

與 쇄신 자중지란…계파·세력간 충돌 불가피

입력 2011-11-06 00:00
수정 2011-11-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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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쇄신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쇄신안을 단계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당내 혁신그룹 의원들은 6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하는 내용 등이 담긴 ‘쇄신 서한’을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공식 전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쇄신 움직임에 대해 반발이 이어지는 등 당 안팎의 충돌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여권내 각 계파ㆍ세력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첫 충돌 지점은 혁신파의 ‘쇄신 서한’이다.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747공약 폐기, 인사 쇄신 등을 촉구한 이 서한에는 최초 작성에 참여한 5명을 포함해 25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최고위원인 남경필(4선) 원희룡(3선) 의원을 비롯해 재선의 임해규 정두언 의원, 초선의 구상찬 김동성 김선동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 김태원 박민식 성윤환 신성범 유재중 이상권 이진복 이한성 정태근 조원진 조전혁 주광덕 현기환 홍정욱 황영철 의원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총 25명 중 11명이 친박(친박근혜)계로, 쇄신그룹과 친박계가 결합한 듯한 양상이다. 친박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파가 요구한 내용에 대해선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가 전적으로 혁신그룹과 함께 하는 것은 아니다. 친박의 윤상현 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진정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친박 성향의 권영세 의원도 “남 탓보다 자기반성이 우선”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친이(친이명박) 구주류 등 일부 의원은 이번 ‘쇄신 서한’에 부정적이다. 일부 혁신파 의원이 당 요직에 자리하며 현 위기에 공동책임이 있는데도 자기 희생이 없다는 것이다.

선거 패배 때마다 쇄신을 명분으로 전면에 나선 데 대한 반감도 있다. ‘쇄신 중독증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그동안 쇄신을 한다며 아무것도 못한 사람들이 다시 쇄신을 요구하면 국민이 웃을 것”이라고 꼬집었고, 친이 구주류인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자기희생 없는 혁신 연판장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혁신파가 정조준한 청와대의 반응이 냉랭할 경우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것도 한계다.

이와 함께 홍준표 대표가 1단계 쇄신안으로 마련한 중앙당사 폐지 및 조직혁신에 대한 다른 최고위원들의 반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승민 최고위원과 원희룡 최고위원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남경필 최고위원도 “지도부의 반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혀 ‘홍준표 쇄신’은 첫 걸음부터 난항을 빚고 있다.

당내에선 중앙당사 폐지 등과 같이 국민 실생활과 유리된 쇄신에 나설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 담보되는 자기희생을 전제로 대대적 인적ㆍ정책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한 의원은 “의원들 전체가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쇄신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권 잠룡 간 쇄신 논쟁도 불붙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정책행보를 통해 사실상 ‘정책 쇄신’에 방점을 찍은 데 대해 정몽준 전 대표는 박 전 대표가 당 쇄신의 전면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7일 오후 미래한국국민연합 주최 행사에 참석, ‘재창당 수준의 강력한 쇄신’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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