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다른 김정은식 현지지도

아버지와 다른 김정은식 현지지도

입력 2012-01-27 00:00
수정 2012-01-2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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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 강화로 탈권위 연출…김일성 따라하기?

북한 최고지도자 특유의 통치방식인 현지지도가 ‘김정은 체제’를 맞아 변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지난 1일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시작으로 공식활동을 시작한 지 한달 정도밖에 안됐지만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와 여러모로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이달 들어 27일까지 현지지도 및 시찰 8차례 가운데 군부대 방문이 5차례나 되고, 나머지는 기계공장과 평양 건설장 등 경제현장 2곳과 만경대혁명학원 방문이었다.

현지지도 및 시찰에서는 수행 간부의 면면에 가장 관심이 쏠렸다.

김명국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김원홍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 리두성 중장 등 3명이 5차례씩 수행, 군부 실세로서 확실히 이름을 알렸다.

특히 리 중장은 지난해 10월 김정일 위원장의 군 관련 활동을 2차례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점이 공개활동의 전부였던 새로운 인물이다.

김 부위원장이 후계자 시절 군 총정치국을 통해 군부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리 중장이 측근으로 부상했을 개연성이 있다.

또 4차례 수행한 박재경 대장은 군대에서 김 부위원장의 모친인 고영희를 우상화하는 데 나섰던 전력이 있어 앞으로 중용될 공산이 크다.

박 대장은 작년 11월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수행자 명단에 4년 만에 다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소장 계급에 해당하는 리두성 중장 등이 부상한 것을 감안하면 김 부위원장이 현지지도 수행자를 고를 때 원로그룹보다 젊은층을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김 부위원장을 수행했다고 공개되는 고위간부가 매번 4∼5명에 불과해 부친 때보다 확 줄어든 것도 눈여겨볼 만한 점이다.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에서 당·정·군의 측근을 10여 명부터 20명 넘게 대동했던 것과 대비된다.

김 부위원장이 실무형 스타일로 수행인원을 ‘소수정예’로 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가 수행자 명단을 빼놓고 보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김일성 주석 사망한 이듬해인 1995년에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때 수행 간부가 10명 미만으로 소개된 적이 적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이 현지지도에서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서는 것도 시선을 끈다.

김 부위원장이 격의 없이 군인들과 양쪽으로 팔짱을 끼거나 눈물을 흘리는 군인의 손을 꽉 잡는 장면이 수차례 목격됐다.

또 조선중앙TV가 지난 21일 방송한 제3870군부대 방문에서는 김 부위원장이 장병과 기념촬영을 할 때 사복 차림의 남녀가 30여 명 끼어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민간인들이 군인의 단체사진에 포함된 것은 김 위원장 시절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만큼 과거보다 개방적인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김 부위원장의 ‘인민 지향적’ 스킨십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닮았다고 보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권위적인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부위원장이 병사들을 따뜻하게 챙기는 모습은 군대에서 호소력이 클 것 같다”며 “과거 농민과 함께 식사도 했던 김일성 주석의 리더십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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