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 불안 속 인민생활 향상 강조…”단천지구, 인민생활자금 보장에 복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키 리졸브’ 한미군사연습에 반발해 정세를 악화시키면서도 18일 평양에서 전국 경공업대회를 열고 경공업 발전을 강조했다.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0년 만에 개최된 이번 경공업대회에 직접 참석해 육성연설을 통해 경공업 발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연설에서 “사회주의 낙원을 만들려면 농업 전선과 함께 경공업 전선에 힘을 집중해 승리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며 “일촉즉발의 첨예한 정세가 조성된 속에서도 당 중앙은 전국 경공업대회를 열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공업 공장에서는 생산을 정상화할 데 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관철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장, 기업소에서 생산을 정상화하는 것을 선차적인 과업으로 틀어쥐고 인민생활에 절실히 필요한 소비품을 다량생산하며 기초식품과 1차 소비품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공업 발전을 위한 재원조달과 관련, “장군님께서 중공업의 위력도 인민의 생활에서 나타나게 해야 한다며 단천지구 광산들과 공장, 기업소를 뚝 떼어 전적으로 인민생활자금을 보장하는데 복무하도록 해주셨다”고 밝혀 단천지구에서 생산되는 마그네사이트와 연·아연 등 유색금속을 수출해 벌어들인 자금을 경공업 발전에 사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김 제1위원장은 “생산된 제품이 비법적으로 거래되는 현상을 없애고 인민들에게 더 많은 소비품이 차례지게(돌아가게) 해야 한다”며 경공업 제품의 불법거래 근절 강조하고 “우리 일꾼들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수입병은 경공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수입대체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제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한다”며 농업과 경공업을 올해 경제건설의 ‘주공 전선’으로 제시했다.
북한이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하고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하면서도 경공업대회를 개최한 것은 국가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경제발전을 위해 주민들을 독려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경공업대회에는 최영림 내각총리, 김경희·김기남·문경덕 노동당 비서, 로두철 내각 부총리, 태종수 함경남도당 책임비서 등이 참석했다.
일각에서 와병설이 제기된 김경희 당비서는 지난달 27일 제3차 핵실험에 참가한 유공자들과 기념사진 촬영 행사에 참석한 이후 19일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북한에서 전국 단위의 경공업 관련 대회가 열린 것은 지난 2003년 3월 23∼24일 ‘전국 경공업부문 일꾼회의’ 이후 10년 만이다. 북한은 1990년 6월 ‘전국 경공업대회’를 개최했고, 1961년 4월에는 ‘전국 경공업부문 열성자회의’를 열었다.
중앙통신은 이번 대회에 당의 경공업정책 관철에 앞장선 단위 일꾼과 노력혁신자, 중앙과 지방의 책임일꾼, 경제지도기관, 연관부문 일꾼, 근로자가 참석했다고 전해 북한 전역의 경공업 관련 관료와 공장·기업소 책임자 및 노동자들이 대거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같은 날 평양시내 청류관에서 박봉주 당 경공업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표들의 생일축하모임을 열어주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