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급으로 격하된 뒤 국무회의도 못가 기능 상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등 부산·울산·경남 반핵단체 회원들이 29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신고리 1·2호기 성능시험서 조작과 불량부품 사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5/29/SSI_20130529182205.jpg)
부산 연합뉴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등 부산·울산·경남 반핵단체 회원들이 29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신고리 1·2호기 성능시험서 조작과 불량부품 사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5/29/SSI_20130529182205.jpg)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등 부산·울산·경남 반핵단체 회원들이 29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신고리 1·2호기 성능시험서 조작과 불량부품 사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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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원안위 등에 따르면 차관급인 이은철 원안위원장은 국무회의는 물론 에너지·경제 관련 관계장관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11월 취임한 강창순 전 위원장은 장관급으로 관련 회의에 꾸준히 참석했었다.
원안위 관계자는 “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의사를 개진할 방법이 없는 꼴”이라며 “노후원전테스트나 원전 신뢰도 확보 등 당면과제가 많은데 앞장서서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정부 역학관계상으로도 규제기관인 원안위가 차관급인 데 반해 규제를 받는 미래창조과학부(원전 연구 및 기술 개발)와 산업통상자원부(원전 운영)는 장관급이다. 원안위의 다른 관계자는 “원안위 업무 자체가 미래부나 산업부와 협업에 의해 이뤄져야 하는데 부처 위상이 다르다 보니 협조 요청조차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도 원안위가 시험성적표 위조 사실을 밝혀내자, 산업부와 한수원은 원안위의 공식발표 이전에 곧바로 이를 언론에 공개하며 ‘선제적 대응’으로 포장하려고 했다. 규제를 받은 기관이 규제를 내리는 쪽보다 힘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국회에서도 원안위가 외면당하기는 마찬가지다. 각종 규제를 의결하는 원안위 전원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정부 출범 100일을 앞둔 지금까지 국회추천 위원이 결정되지 않아 임기가 끝난 위원들이 대행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원안위가 총리실 산하 기관인 상황에서 총리는 ‘원자력진흥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장이다. 원전 규제와 진흥을 분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침과는 정반대의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각종 원전 관련 정부 의사결정에서 안전보다 전력수급 등 진흥 논리가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독립성을 강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총리, 31일 절전 담화문
한편 정 총리는 하계 전력수급 상황과 정부 대책을 알리고 전기 절약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문을 31일 발표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r
2013-05-30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