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식사 중 전화받고 당사 직행 한 시간쯤 뒤 靑 ‘3자회담 제안’ 발표

황우여, 식사 중 전화받고 당사 직행 한 시간쯤 뒤 靑 ‘3자회담 제안’ 발표

입력 2013-09-13 00:00
업데이트 2013-09-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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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청, 숨막힌 막전막후

12일 오후 1시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식사 중에 최경환 원내대표의 전화를 받았다. 황 대표는 황급히 식사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 통화를 하더니 그 길로 당사로 직행했다. 그리고 한 시간쯤 뒤 청와대의 ‘국회 3자 회담 제안’이 발표됐다.
최경환(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정국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최경환(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정국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이 장면은 여야 간 또는 여당 내부에서 관련 논의가 급하게 진행된 부분이 있음을 보여준다. 의제를 놓고 뭔가 풀리지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극적으로 해소됐거나 혹은 이 대목이 해소되지 않은 채 발표가 이뤄졌을 개연성이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제안 소식을 듣고 “제안의 배경과 의도를 파악 중”이라고 한 것은 궁금증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며 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정오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담 형식과 일시를 통보받은 전 원내대표는 “양측 간 최소한의 합의도 없이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발표한다면 상황이 더 꼬일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 실장은 “윗분의 말씀을 전할 뿐 (나는) 다른 말은 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고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아침 여야 영수 회담 문제를 놓고 회동을 마친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표정도 그다지 밝지는 않았다. 논의 결과에 대해 “대통령과 정치권의 만남 형식과 의제에 대해서는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절충하기로 합의했다”고만 했었다. 앞선 통화에서 최 원내대표는 황 대표에게 “김한길 대표를 설득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황 대표는 김 대표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승적 견지에서 (추석 전에 경색 정국이 풀리도록) 잘되게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여권에선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예상 밖의 제안”이라며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이제 회담 의제보다 만남 자체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황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국회로 오겠다는 것은 국회를 존중한다는 의미”라면서 “전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현안을 처리할 때 당에서 요청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예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 제안을 환영했지만 공을 넘겨받은 민주당은 즉답을 피한 채 청와대 의중 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3-09-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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