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장관 협박’ 식칼 동봉 괴소포 발견

‘한민구 국방장관 협박’ 식칼 동봉 괴소포 발견

입력 2014-09-05 00:00
업데이트 2014-09-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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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단 결심” 협박편지·백색가루도 들어…가족신변까지 위협군·경, 택배 발송장면 담긴 CCTV 확보…대공용의점도 수사중

한민구 국방부 장관 앞으로 배달 중이던 ‘괴소포’에 한 장관을 협박하는 편지와 식칼, 백색가루가 담긴 것이 발견돼 군(軍)과 경찰이 함께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국방부가 5일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자로 발송된 이 소포는 박스 겉포장에 ‘이태원로 22/용산 3가 한민구’로 수신 주소가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아 있다.

이에 따라 이 박스는 ‘주소불명’으로 첫 발송처인 모 택배회사 은평지점으로 반송됐으며, 국방부 장관이 수신처임을 다시 확인한 택배회사 직원이 재발송을 위해 박스를 다시 포장하던 과정에서 식칼 등이 발견됐다.

지난달 28일 신고를 받은 국방부는 조사본부와 기무사령부 등으로 군 합동조사반을 구성, 소포 발송자 추적을 통해 최초 접수처가 서울 은평구 소재 모 편의점임을 확인하고 이 점포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괴소포에 동봉된 협박 편지는 ‘국제평화행동단’이라는 명의로 작성됐으며, 한 장관이 취임 이후 북한에 대해 강경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한 장관 가족들의 신변까지 위협했다. 국제평화행동단는 실체가 없는 가공의 단체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왼손으로 작성한 듯한 필체의 이 편지는 한 장관에 대해 “그놈의 주둥이를 함부로 눌려 기어이 한반도에 핵전쟁의 불구름을 불러오느냐. 네놈을 그냥 두고서는 우리 국민이 다 죽을 것 같아 처단하기로 결심했다”며 “우리는 네놈과 네놈의 집, 가족들 동태를 상상이 허락하지 않은 방법으로 파악, 장악하는 작업에 돌입했다”고 협박했다.

또 “우리의 심장에는 네놈을 정리하여 민족의 안전을 지키자는 투지가 용암처럼 끓고 있다”며 “우리가 심장의 용암을 터트릴 수 있게 한 번 더 개거품을 물고 헛소리를 지껄여 주길 바란다”고 위협했다.

소포에 동봉된 32.8㎝ 길이의 식칼 양쪽 칼날 면에는 빨간색으로 ‘한민구’, ‘처단’이라는 글씨가 각각 적혀 있었다. 20여㎎ 분량의 백색가루는 밀가루로 최종 확인됐다.

군 합동조사반은 용의자가 협박편지에서 북한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썼다는 점에서 대공용의점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CCTV에 찍힌 소포 발송 장면을 보면 용의자는 검은색 상·하의에 검은 모자를 눌러 쓰고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키 175㎝에 연령은 20∼30대로 추정됐다.

군 합동조사반은 소포가 발송된 연신내를 중심으로 주변상가의 CCTV 영상은 물론, 탑승 가능한 버스와 이동경로 상의 CCTV 영상까지 확보해 판독 중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판독 결과를 토대로 용의자의 은신 장소와 주거지를 압축하고 있다”며 “상당히 압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소포 내 비닐봉지에서 지문 2점이 나왔다”며 “하나는 택배직원으로 확인됐고 하나는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군 합동조사반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도 한 장관을 협박하는 편지와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게시글의 IP를 추적 중이다.

국방부는 “경찰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며 용의자를 반드시 검거해 불순한 테러 기도행위를 엄단할 것”이라며 “테러기도 용의자 조기 검거를 위한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제보를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용의자가 편지에서 한 장관의 가족의 신변까지 위협함에 따라 가족에 대한 신변 보호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해 4월에도 수취인이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명기된 백색가루가 담긴 괴소포가 국방부에 배달돼 군·경이 함께 수사에 나섰지만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당시에도 백색가루는 밀가루로 최종 확인됐다.

당시 소포에는 “김관진은 더러운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지 말라, 북의 최고 존엄을 함부로 건드리며 전쟁 광기를 부리다가는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된다”는 북한식 말투의 협박 편지가 동봉돼 있었다.

군 관계자는 “작년 4월에 소포를 보낸 인물은 (이번에 소포를 보낸 인물보다) 연령대가 있는 것으로 (CCTV를 통해) 확인됐다”며 “글씨체도 감정결과가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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