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따로’ 與 ‘따로’ 정부 ‘따로’… 원격의료 혼란만 부추겼다

靑 ‘따로’ 與 ‘따로’ 정부 ‘따로’… 원격의료 혼란만 부추겼다

김동현 기자
입력 2020-05-14 22:24
수정 2020-05-15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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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추진 놓고 갈팡질팡 당정청

靑, 긍정적 입장 하루 만에 “본격 아니다”
기재부, 중장기 추진 1주 만에 “적극 검토”
與 일각에선 “코로나 계기 속도 높여야”
복지부, 비대면 찬성하지만 신중 접근론

“국민 건강에 중요… 정리해서 전달해야”
의사협 “코로나 틈타 강행 땐 극단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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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스타트업 간담회 간 文 “디지털 펀드 추진”
청년스타트업 간담회 간 文 “디지털 펀드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서울 강남구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청년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 후 첫 현장 방문인 이날 자리에서 “디지털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신규로 추진하는 등 디지털 강국 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30세 이하 아시아 글로벌 리더’로 선정된 스타트업 청년 리더 20명이 참석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원격의료 추진을 놓고 당정청이 각각 다른 메시지를 내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당초 원격의료 도입에 부정적이었던 청와대는 김연명 사회수석이 “긍정 검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냈다가 하루 만에 다시 “본격 추진은 아니다”라며 한 발 뺐다. 불과 일주일 전 원격의료 도입을 중장기 과제라고 제시했던 기획재정부는 다시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원격의료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사안인 데다 의료계를 비롯해 이해관계자의 갈등도 커 세밀한 사전 조율이 필요함에도 당정청이 중구난방으로 메시지를 내면서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비대면 의료(원격의료)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본격적인 비대면 의료를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 등 법·제도 측면의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김 차관이 지난 7일 2차 경제 중대본 회의 뒤 “한국판 뉴딜의 비대면 서비스 육성 계획이 원격의료 제도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는 다소 결이 달랐다. 원격의료 본격 도입엔 선을 그으면서도 김 수석 발언에 힘입어 지난주 메시지보다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반면 청와대와 여당은 반대로 김 수석의 발언 진화에 나섰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수석이 코로나19 때문에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한 분에 대해 비대면 진료를 했더니 성과가 있다고 이야기한 것인데, 이는 원격의료 추진과는 별도의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도 “김 수석 발언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의료 차원에서 ‘전화 처방’ 등의 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면서 “의료민영화, 산업화 차원의 검토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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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하루 사이에 원격의료 도입을 놓고 당정청의 입장이 중구난방인 것은 원격의료에 대한 각각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진료 중심의 의료서비스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는 게 원격의료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도 큰 방향은 청와대와 같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조금 다르다. 청와대는 원격의료를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 내 일부 의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논의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무 부서인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전화 상담의 경우 찬성하지만 원격의료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료사고 위험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원격의료를 도입하면 의료서비스의 궁극적 목표인 국민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기재부는 원격의료 도입을 미래 일자리와 산업경쟁력 강화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앞서 ‘한국판 뉴딜’ 사업에 원격의료를 포함하려고 했던 기재부는 다음달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원격의료를 위한 인프라 구축사업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중장기 과제로 도입 수순을 밟아 가겠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격의료가 의료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의 한 방편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당정청이 원격의료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을 갖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원격의료가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대국민 메시지는 좀더 세밀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코로나19 혼란기를 틈타 원격의료를 강행한다면 의협은 극단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0-05-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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