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김홍걸 “동교동 자택 상속은 이희호 어머니 유지”

형제의 난…김홍걸 “동교동 자택 상속은 이희호 어머니 유지”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6-23 14:57
업데이트 2020-06-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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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김홍걸로 등기 마친 뒤 DJ·이희호 기념관으로 영구보존”

“유언장, 법적 절차 안 밟아 무효됐지만
이희호 여사 유지 담겨 김홍걸이 받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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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차남 김홍업(왼쪽)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 김홍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로 반대편을 응시하고 있다. 뉴스1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차남 김홍업(왼쪽)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 김홍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로 반대편을 응시하고 있다.
뉴스1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모친 고 이희호 여사의 유지에 따라 ‘서울 동교동 자택이 본인에게 상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동교동 자택은 감정가액 32억원 상당으로 형제의 난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김 의원과 이복형인 DJ의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노벨평화상 상금 8억원, 동교동 사저 등 유산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의 법률 대리인인 조순열 변호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원은 이희호 여사가 남긴 모든 재산을 상속받을 유일한 합법적 상속인 지위가 있다”며 이 여사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장에는 노벨평화상금을 김대중 기념사업을 위해 사용하고 동교동 자택을 김대중 기념관으로 사용하라고 돼 있다. 또 소유권은 상속인인 김홍걸에게 귀속하되 매각할 경우 대금의 3분의 1을 김대중기념사업회(이사장 권노갑)를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대금을 김홍일(장남), 김홍업, 김홍걸 삼형제가 3분의 1씩 나누라는 내용이 담겼다.

조 변호사는 “유언장은 서거 3년 전 작성됐으나 후속 절차를 밟지 않아 법적으로 무효가 됐다”면서도 “그러나 법적 효력을 떠나 여사님의 유지가 담겼다고 판단해 김 의원은 그 유지를 받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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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듣는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
발언 듣는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전문가 간담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의 남북관계는?‘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발언을 듣고 있다. 2020.6.17 연합뉴스
“김홍업, 자택 9분의 2 지분 등기 요구”
“권노갑, 총선 전 상속재산 입장 밝히라며 협박”

조 변호사에 따르면 앞서 김홍업 이사장은 동교동 자택에 대한 9분의 2 지분 소유권 이전 등기를 요구했으며, 김 의원은 ‘지분을 나누는 것은 이 여사의 유지가 아니고 법적으로 공동상속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이 ‘4·15 총선을 앞두고 상속재산 이전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으면 소송에 돌입하겠다’고 “명백한 위협을 가했다”는 것이 김 의원 측 주장이다. 총선 당시 김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 신분이었다.

조 변호사는 “노벨평화상 상금은 기념사업을 위해서만 사용할 것이며, 동교동 자택을 김홍걸 명의로 상속 등기를 마친 뒤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영구 보존하기 위해 기부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이와 관련 함세웅 신부와 유시춘 EBS 이사장 등이 참여한 기념관 설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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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김홍업 이사장이 유족대표인사를 하고 있다. 2019. 08.18.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김홍업 이사장이 유족대표인사를 하고 있다. 2019. 08.18.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김홍업 “김홍걸이 유언 어기고 유산 강취”
DJ의 아들 삼형제 중 고 김홍일 전 의원과 김홍업 이사장은 첫째 부인인 차용애 여사의 자녀다. DJ와 재혼한 이 여사의 자녀는 김홍걸 의원이 유일하다.

민법 규정에 따르면 DJ 사망 이후 이 여사와 친자 관계가 아닌 김홍일 전 의원과 김홍업 이사장 사이의 상속 관계는 사라진다.

앞서 김 이사장은 김 의원이 노벨평화상 상금을 가져간 데 대해 “노벨상 상금 11억원 중 3억원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 기증했고, 나머지 8억원은 해마다 12월에 이자를 받아 불우이웃 돕기와 국외 민주화운동 지원에 써왔다”면서 “이런 돈까지 가져가니 너무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김 의원이 법의 허점을 이용해 유언을 어기고 유산을 모두 가져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언장 내용에 3형제가 모여 합의를 했다”면서 “변호사 공증 같은 것은 안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때릴지 몰랐다”고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김 의원이 당시에는 합의에 다 동의해놓고 법의 맹점을 이용해 유언을 어기고 유산을 강취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앞서 김 이사장은 동교동 사저에 대해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지난 1월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김 의원은 이에 불복해 법원에 이의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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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 찾은 이희호 여사
사저 찾은 이희호 여사 고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영정이 14일 오전 서울 동교동 사저와 김대중도서관을 들른 뒤 사저 대문 옆에 나란히 걸린 ‘김대중 이희호’ 문패 앞에 잠시 멈춰서 있다. 2019.6.14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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