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전한 ‘의사 안철수’ 근황 “호흡 힘든 방호복 입고 40여명 진료”

동료가 전한 ‘의사 안철수’ 근황 “호흡 힘든 방호복 입고 40여명 진료”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0-03-02 16:24
수정 2020-03-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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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구서 이틀째 코로나19 진료봉사
방호복 입고 하루 종일 환자 40~50명 진료

부인 김미경 교수와 병원 근처 모텔서 숙박
“환자들이 우리가 없는 게 편할 때까지 있자”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대표가 1일 오후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진료봉사를 마친 뒤 비상대책본부 건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 대표와 함께 봉사를 하고 있는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교수.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대표가 1일 오후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진료봉사를 마친 뒤 비상대책본부 건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 대표와 함께 봉사를 하고 있는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교수. 연합뉴스
“한 타임에 2시간 이상은 (진료 시간을) 안 줘요. 최신 방호복이 아니라서, 말하자면 비닐을 온몸에 딱 붙게 덮어쓴 상태에서 (진료실에) 들어가는 거거든요. 제대로 호흡을 하기도 힘듭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이틀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진료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교수·국민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안 대표 부부의 봉사 근황을 전했다.

사공 교수는 2일 오전 진료를 마친 뒤 쉬는 시간에 서울신문에 콜백을 했다. 그는 통화에서 “‘대구의 코로나19 현장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한다. 내가 의료봉사를 가야겠다. 어디로 가면 가장 효율적이겠느냐’고 안 대표 측에서 연락해왔고, 거점 병원인 동산병원을 연결해드렸다”고 봉사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안 대표는 다른 봉사자와 똑같이 봉사자로 등록하고 첫날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의료봉사자는 2인 1조로 짜여 맡은 업무를 한다. 안 대표는 사공 교수와 이틀째 한 조가 됐다. 업무는 크게 두 가지다. 코로나19 음성인지 양성인지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것과, 입원실을 돌면서 확진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회진이다. 사공 교수와 한 조가 된 안 대표는 전날 하루 종일 봉사하면서 40~50명의 환자를 돌봤다고 한다.

안 대표는 병원에 자신이 봉사자로 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했다. 사공 교수는 “첫날에는 아무도 몰랐다. 병원 안에 들어왔는데 직원들이 ‘안철수랑 많이 닮았다’는 말을 했다”며 웃었다. 또 “우리가 의사로서 봉사하지 안철수의 안 자도 안 꺼내 환자들도 눈치를 못 챘다”고 말했다. 봉사 소식을 듣고 찾아온 기자들에게 안 대표는 전날 퇴근길에 ‘내일 또 오겠다’는 한마디만 남겼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보호구 착의실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진료봉사를 위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보호구 착의실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진료봉사를 위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 부부는 병원 근처 모텔에 숙소를 잡았다. 사공 교수가 ‘봉사자한테는 호텔 할인이 된다. 호텔에 묵으시는 게 어떠냐’고 했지만 안 대표는 병원에서 부르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게 가까운 모텔을 고집했다고 한다.

사공 교수는 현장에서 환자들이 느끼는 애로사항도 전했다. 그는 “병도 병이지만 격리가 되다 보니 오랫동안 가족들 면회도 못 하는 정서적인 문제가 있다. 어떤 확진자는 아이를 돌볼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토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봉사 중에는 말없이 진료에 집중한다는 안 대표는 사공 교수에게 ‘우리 건강을 잘 지키면서 여기 사람들이 우리가 없는 게 편할 때까지 열심히 하자. 사람들한테 폐 끼치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한다.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확진자 치료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서울대 의학박사를 취득한 의사인 안 대표는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단국대 의대 전임강사로 일하며 의예과 학과장을 맡은 바 있다. 안 대표는 이후 컴퓨터 백신을 개발하면서 벤처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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