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천안함 침몰원인’ 미묘한 변화 조짐

美, ‘천안함 침몰원인’ 미묘한 변화 조짐

입력 2010-04-04 00:00
업데이트 2010-04-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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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개입 단정못해” →“추측않겠다”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천안함의 침몰원인을 놓고 미국 정부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읽혀지고 있다.

 사고초기 만해도 ”북한 개입을 추정할 근거가 없다“(3월30일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고 반응하던 미국이 최근 ”(사고 원인을) 추측하지 않겠다“(2일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유보적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특히 캠벨 차관보는 2일 정부 고위당국자들과 잇따라 면담한 직후 ”한국정부의 (사고원인) 조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군 당국이 진행중인 조사에 힘을 싣는 듯한 언급을 내놨다.

 그의 발언은 비록 원론적 언급의 형식이지만 사고원인 규명과 관련해 민감한 반향을 일으킬 수 밖에 없어 보인다.내부 폭발보다는 어뢰 등 외부충격 쪽으로 군 당국 조사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민감한 국면에서 나온 미국 고위당국자의 발언이기 때문이다.

 일단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 정부의 정보판단이 실제로 바뀌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에는 외견상 드러난 북한군 동향만을 근거로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우리 군당국의 정밀조사가 진행되면서 미국 당국자들의 정보분석도 달라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 소식통들은 이번 사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보파악 수준이 우리 정부보다 특별히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계최고의 정찰위성을 보유한 미국측이 누구보다도 사고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 역시 특별히 새로운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김태영 국방장관이 최근 국회 답변에서 ‘어뢰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실자 미국 정부도 기존의 입장을 수정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핵심당국자는 ”기본적으로 사고원인과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미국의 입장이라는게 있을 수 없다“며 ”특별히 정보판단이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캠벨 차관보의 발언이 미국 정부의 특별한 입장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기 보다는 한.미간의 ‘보폭 맞추기’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짙어보인다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사고초기 ”북한 개입을 추정할 근거가 없다“는 미국과 ”북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리측의 입장이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한.미간 온도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대두됨에 따라 이를 조기에 진화하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 등 동아시아 정세 변화를 주도하는 미국 측이 이번 사고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 연계’ 가능성을 차단하려 했다는 관측도 외교가에 나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핵심 당국자는 ”미국측은 이번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양국이 입장차를 보이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이 한국의 조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힌 것은 이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한.미 양국이 사고원인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긴밀히 조율한 점이다.

 캠벨 차관보는 지난 2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면담에서 △내부폭발 △외부충격 △북한 소행 등에 따른 대응방향을 협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사고수습과 원인규명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오더라도 향후 대응에 있어서 한.미간 공조는 긴밀히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수집한 새로운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나 사안의 파장과 한.미관계 등을 고려해 ‘기밀’을 유지하고 있을 개연성도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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