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한·미 서해합동훈련 발목잡은 ‘G2 암투’

[뉴스&분석]한·미 서해합동훈련 발목잡은 ‘G2 암투’

입력 2010-06-05 00:00
업데이트 2010-06-0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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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관계가 심상치 않다. 중국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방문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3일 전해진 데 이어 4일에는 미국이 서해에 항공모함을 파견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외교적·군사적으로 이례적인 현상이 연달아 일어난 격이어서 양대 강국이 뭔가 말 못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게이츠 장관의 방중 좌절 소식만 전해졌을 때는 미국이 타이완에 무기 판매를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곧바로 미군의 항모 파견 취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천안함 사태가 두 나라 사이를 긁어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늘고 있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4일 “다음주 초에 (서해에서) 열릴 계획이던 무력시위 성격의 연합훈련이 미측의 준비사정을 감안해 2~3주 연기됐다.”면서 “훈련은 6월 중순 이후 실시되며 대(對)잠수함 훈련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훈련에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는 것으로 언론에 이미 통보됐었다. 한국 국방부에서는 항모를 취재할 풀 기자단까지 구성했었다.

그러나 이날 한·미연합사령부 측은 항모 참가 여부에 대해 “불분명하다.”고 물러났다.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도 “조지 워싱턴호를 금명간 한반도 인근 해역에 파견할 계획은 없다.”고 부인했다. 훈련 변경이 미국 측의 요구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미군의 입장이 갑작스럽게 변하자 중국이 미국의 서해 항모 파견에 강력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즉각적으로 나오고 있다.서해는 중국 대륙에 접해 있어 중국이 안보상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곳이다. 이를 감안, 미 해군은 그동안 경남 진해 서쪽으로는 기동을 자제해 왔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에 따른 무력시위 때도 미군은 항공모함을 동해에 파견했었다.

그에 반해 이번 훈련은 서해 덕적도 인근 해상에서 항모는 물론 전투기와 이지스 구축함 등이 대규모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중국의 앞마당에서 실전과 다름없는 군사훈련이 예정된 데 대해 중국이 발끈했다고 볼 수 있다.

당초 한·미가 항모 파견을 계획했던 데는 순수한 훈련 목적 외에 중국을 압박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논의에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게이츠 장관은 이날 “유엔에서 성과(안보리 대북제재)가 있는지를 보고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훈련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해 서해 훈련을 중국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심중을 드러냈다. 중국이 안보리 논의에서 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서해 훈련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김상연 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2010-06-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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