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20년만의 DMZ방문… 北 변한게 없다”

게이츠 “20년만의 DMZ방문… 北 변한게 없다”

입력 2010-07-22 00:00
업데이트 2010-07-2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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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외교·안보 휴전선 방문

21일 낮 12시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 집 앞. 한국과 미국의 외교·안보 장관들이 검은색 우산 2개를 나눠 쓰고 함께 서 있었다. 유명환 외교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김태영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각각 짝을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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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청와대를 예방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반갑게 인사하며 포옹하고 있다. 힐러리 장관 뒤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서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청와대를 예방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반갑게 인사하며 포옹하고 있다. 힐러리 장관 뒤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서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힐러리 “동맹국에 확고한 방어 제공”

밝은 표정의 네 장관 중 게이츠 장관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 번째 비무장지대(DMZ) 방문이다. 제가 여기 전망대에 올라와서 DMZ를 마지막으로 본 이후 거의 20년만인데 북쪽은 거의 변한 것이 없다. 북한에서는 고립과 박탈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우리가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봤던 것처럼 북한은 예상치 못한 도발적인 행동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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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게이츠 국방장관이 판문점 아올렛초소(241GP)에서 망원경으로 북쪽을 살펴보고 있다. ② 유명환(왼쪽부터) 외교통상부장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 나란히 서서 한·미동맹의 굳건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③ 김태영(앞줄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장관, 게이츠 장관, 힐러리 장관, 유명환 장관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제2차 유엔 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에 참석한 미국 참전용사의 후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설명 왼쪽부터)  사진공동취재단
①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게이츠 국방장관이 판문점 아올렛초소(241GP)에서 망원경으로 북쪽을 살펴보고 있다. ② 유명환(왼쪽부터) 외교통상부장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 나란히 서서 한·미동맹의 굳건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③ 김태영(앞줄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장관, 게이츠 장관, 힐러리 장관, 유명환 장관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제2차 유엔 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에 참석한 미국 참전용사의 후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설명 왼쪽부터)

사진공동취재단


힐러리 장관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다음 말을 받았다. 힐러리 장관이 JSA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먼저 “여기 전망대에서 남북한 사이 3마일 정도 분리된 국경을 내려다보니, 이것이 가까운 선일지는 몰라도 이 두 곳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한국은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공통의 가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고립에 빠져 있을 뿐 아니라 국민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 왔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에 ‘다른 길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그들이(북한이)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미국은 한국 국민과 정부를 대신해서 굳건히 서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확고한 방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게이츠 장관과 힐러리 장관은 당초 계획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10분쯤 경호차량 6대의 호위를 받으며 JSA로 이동했다. 출발 때부터 짙게 낀 먹구름에서 내리던 보슬비는 DMZ가 가까워지면서 굵은 빗줄기로 변했다. 유 장관과 김 장관은 헬기를 이용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오전 11시14분쯤 한국군과 미군 등 15명이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한 두 장관을 맞았다. 두 사람은 15분 뒤 군사분계선(DML)에서 불과 25m 거리에 있는 오울렛 초소(241초소)에 도착했다. 유엔사 JSA 경비대대 에드워드 테일러 중령은 5분간 북한의 지형 등을 브리핑했다. 브리핑을 들은 뒤 클린턴 장관은 진지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망원경을 들고 북측 지역을 살폈다.

●전쟁기념관 유엔군 명비에 헌화

헬기를 이용해 먼저 도착해 있던 유·김 장관과 합류한 두 장관은 5분간 초소에 머문 뒤 ‘자유의 집’으로 향했다. 30명의 한국군과 미군이 이들을 맞이했다. 네 사람은 여유있는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며 자유의 집으로 들어섰다. 오전 11시55분쯤 JSA내 군정위 건물(T-2)로 들어선 장관들은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건물 창문 너머에 있던 북한군이 건물 속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장관들은 5분간 건물에 머물다 나와 짧은 발언을 시작했다.

오후 1시40분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네 장관이 다시 만났다. 힐러리 장관과 게이츠 장관은 회랑을 걷다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했던 그 아들,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문구 앞에서 발길을 잠시 멈췄다.

이후 두 장관은 유 장관, 김 장관과 함께 전쟁기념관 회랑 입구에 있는 유엔군 전사자 명비에 헌화했다. 또 천안함 전사자 명비로 이동해 46명의 용사들에게도 헌화하고 묵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10-07-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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