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57주년…한반도 다시 긴장 속으로

정전협정 57주년…한반도 다시 긴장 속으로

입력 2010-07-25 00:00
업데이트 2010-07-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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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전쟁이 종식된 것이 아니라 단지 휴전중”

 3년여에 걸쳐 한반도를 유린한 6.25 전쟁을 봉합한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7년이 지났지만 한반도에는 여전히 군사적 긴장감이 팽팽하다.

 정전협정 체결 57주년(7.27)을 이틀 앞둔 25일 동해 상에선 북한의 천안함 피습에 대응해 무력시위 성격의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됐다.

 천안함 침몰과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보복성전’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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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항모 갑판위 승조원과 항공기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25일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9만7천t급)의 비행갑판 위에 승조원들이 집결해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갑판위로 미 해군의 최신예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전폭기와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등 60여대의 항공기들이 보인다.   부산=연합뉴스
미항모 갑판위 승조원과 항공기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25일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9만7천t급)의 비행갑판 위에 승조원들이 집결해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갑판위로 미 해군의 최신예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전폭기와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등 60여대의 항공기들이 보인다.
부산=연합뉴스
 군사 전문가들은 “지난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식된 것이 아니라 휴전상태임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면 남북간 정치·군사적 신뢰구축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7년 전 정전협정이 체결된 판문점에선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북한군 판문점군사대표부가 천안함 사건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유엔사 군정위는 지난 23일 판문점에서 열린 2차 대령급 실무회담에서 북한군에 천안함 피격사건을 일으켜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에 대한 원인을 평가하기 위해 공동평가단을 소집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한군이 국방위원회 검열단의 천안함 사건 현지조사를 거듭 요구하면서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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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늘부터 동해서 연합훈련 돌입 부산=연합뉴스
한미, 오늘부터 동해서 연합훈련 돌입
부산=연합뉴스
 유엔사는 북한 잠수정의 천안함 공격을 정전협정 제2조 12항와 15항 위반으로 보고 있다.

 정전협정 12항은 ‘적대 쌍방 사령관들은 육해공군의 모든 부대와 인원을 포함해 그들의 통제하에 있는 모든 무장역량이 한국에 있어서의 일체 적대행위를 완전히 정지할 것을 명령하고 이를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5항은 ‘적대 중인 일체 해상군사역량은 비무장지대와 상대방의 군사통제하에 있는 한국 육지에 인접한 해면을 존중하며 한국에 대해 어떠한 종류의 봉쇄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말고도 북한은 정전협정에 서명한 이후 수시로 정전협정을 위반했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27일 이후 1994년 4월 말까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건수는 무려 42만5천271건에 달한 것으로 유엔사는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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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북녘 동해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가운데 25일 오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북한의 황해북도 개풍군이 보이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와 한미연합훈련에 물리적인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주=연합뉴스
고요한 북녘
동해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가운데 25일 오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북한의 황해북도 개풍군이 보이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와 한미연합훈련에 물리적인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주=연합뉴스
특히 북한은 1994년 5월24일 군사정전위원회를 폐쇄하고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를 설치한 이후 노골적으로 정전협정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같은해 6월3일 북한의 김영남 외교부장은 갈리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할 것을 요구했다.

 이듬해 5월3일에는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성명 통해 중립국감독위 사무실 폐쇄와 함께 유엔사측 군정위 및 중립국감독위원회 요원 등의 공동경비구역 출입금지를 발표했다.

 현재 정전체제는 1998년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북한군 판문점대표부와 유엔사 군정위간 ‘장성급회담’을 통해 유지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16차례 개최됐다.

 이번 천안함 사건도 장성급 회담을 통해 풀어가자는데 유엔사와 북한군이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북한이 천안함 피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게다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항의 표시로 한미가 대규모 해상 연합훈련을 벌이고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준비하고 있어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24일 한미 연합훈련 등과 관련해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당당히 맞서나갈 것”이라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의도적으로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는데 대응해 필요한 임의의 시기에 핵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보복성전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쟁을 종식하는 의미의 평화협정 체결에는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국들이 원론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그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상대방이 군사적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남북간의 신뢰가 쌓여야 한다.천안함 피격사건은 남북간 군사적 신뢰를 깨뜨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이를 복원하려면 앞으로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 문제 해결도 평화체제 전환의 전제조건으로 꼽힌다.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려고 할 공산이 커서 이 역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과제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근식 연구실장은 “천안함 사건은 정전체제의 역사적 산물로 남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못하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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