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림하는 예비역장성 국방개혁 가로막는다

군림하는 예비역장성 국방개혁 가로막는다

입력 2011-05-16 00:00
업데이트 2011-05-1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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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회 2300명 국방정책 좌우 말 못하는 현역 이해관계 대변

군 예비역들은 왜 목소리가 큰 것일까. 이들은 개혁의 후원자인가, 걸림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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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국방개혁이 육·해·공군 예비역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지지부진하게 끌려가고 있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안보 환경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으며 국방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됐다. 그러나 개혁 방향과 절차가 잘못됐다는 예비역 장성들의 반발이 개혁의 추진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예비역 장성들이 국방정책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자신들이 현재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인사들을 가르쳤거나 그들에게 지시했던 인물들이어서 ‘영원한 상관’으로 군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방개혁실의 한 핵심 관계자는 노태우 정권 당시 추진된 국방개혁 ‘818계획’에 실무자로 참여했던 전직 국방장관의 육군대학 교수 시절 그의 제자였다. 전직 장관은 그를 불러 개혁 방향을 바꾸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도 부하로 생각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셈이다. 군의 한 장성은 “수십년이 지나 안보 상황이 바뀌었지만 과거 안보 환경에 근거한 정보와 정책을 갖고 후배를 지도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수천명의 ‘별’들이 집단의 힘으로 국방정책에 목소리를 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별들의 모임인 성우회 회원은 2300여명에 달한다. 현역 장성이 430여명이란 점을 고려할 때 2300여명의 예비역 장성은 우리나라 국방정책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예비역 장성들은 전역 후에도 안보관련 정책 자문위원으로 근무하거나 국방기관의 수장으로 다시 근무하는 사례가 많아 이들의 목소리를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30여년간 군사 전문가로 키워진 장성들이 전역 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군밖에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이와 함께 상명하복을 근간으로 하는 계급사회인 군의 특수성 때문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현역들의 여론을 예비역이 대신 표현한다는 얘기다. 민간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은 “군이란 조직의 특성상 현역이 여론을 만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군과 관련된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예비역 장성들”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장성들의 목소리는 모두 전문가들의 목소리란 점에서 장점을 살려 안보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 편집장은 “장성 한명 한명이 모두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안보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11-05-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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