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2-교육감·교육의원] 진보 교육감 약진… 충남 등 6곳 ‘현역 프리미엄’

[선택 6·2-교육감·교육의원] 진보 교육감 약진… 충남 등 6곳 ‘현역 프리미엄’

입력 2010-06-03 00:00
업데이트 2010-06-03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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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지방선거를 통해 16개 시·도 교육감 가운데 절반가량이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후보가 당선권에 들면서 교육 현장에서의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효율성과 경쟁을 중시하는 현재의 교육정책도 상당 부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 등 수도권에서의 진보교육감 탄생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교육대통령’으로 불릴 정도의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교육정책과 대립각을 세울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수능성적 공개·자율형사립고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실제 현장에 착근되기까지는 숱한 난관을 만날 것으로 점쳐진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일제히 ‘무상급식’ 이슈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지방 교육예산에 전용한다는 공약을 발표한 것도 장기적으로 교육과학기술부에 부담을 줄 요인으로 전망된다.

교육청이 교과부를 통해 받는 재정교부금을 줄이고 지자체와의 연계를 늘릴수록 교육청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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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받는 교육감은 재선에 성공한 김상곤 경기교육감이다. 이번 선거로 그는 대표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4월 당선될 당시 투표율이 12%로 역대 최저였기 때문에 김 교육감을 둘러싼 대표성 논란이 불거졌었다. 김 교육감으로서는 투표율이 51.8%인 이번 선거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정진곤 후보를 이기면서 정당성을 확보, 앞으로 정책 추진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역으로 교과부는 교육청과의 사전 조율에 시간과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교과부가 전국 단위로 실시한 정책 가운데 ▲시국선언 교사 징계 ▲자율형사립고 지정 ▲학업성취도평가 및 성적 공개 등의 정책은 경기도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교과부 장관의 요청을 김 교육감이 번번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 교육감은 진보 교육감과의 연대를 통해 이 같은 거부를 조직적으로 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부 정책이 ‘수용하는 보수 교육감 지역’과 ‘거부하는 진보 교육감 지역’으로 나뉘어 시험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당초 예상과 달리 투표용지에 첫번째나 두번째로 올랐을 때에도 ‘번호 프리미엄’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권자들이 꼼꼼하게 홍보물을 살피고 투표에 임했다는 방증이다. 반면 경기·대전·충남·충북·울산·제주 등에서는 현직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현역 프리미엄’이 존재함을 입증시켰다.

홍희경 최재헌기자 saloo@seoul.co.kr

■ 곽노현·이원희 밤새 엎치락뒤치락

서울교육감 개표 이모저모

시종일관 환호와 탄성이 교차했다. 서울시교육감 후보 1·2위로 마지막까지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했던 곽노현·이원희 후보 캠프에서는 매 순간 당직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두 진영은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었다. 각각 진보·보수 진영 단일화 후보로 각종 토론회에서 맞붙었던 두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 뒤 극도로 말을 아꼈다.

오후 6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곽 후보가 37%로 이 후보를 4%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오자 캠프에 모인 이들은 일제히 양손으로 ‘V’자를 그리며 “꽉꽉 곽노현!”을 외쳤다. 곧이어 개표 초반 이 후보에게 뒤지자는 것으로 나오자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한쪽에서는 “괜찮아!”를 외쳤다. 강원·광주·전남 교육감 후보 등 다른 지역 진보 진영 후보들의 우세 소식이 이어질 때에는 박수도 나왔다. 곽 후보는 당선됐을 경우 진보 진영 교육감들의 대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곽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대통령 자문위원회 활동을 하며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다. 그는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BC) 편법 증여 사건의 불법성을 찾아내 최초로 검찰에 고발한 적이 있다.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교수로서 인권운동과 재벌 투명성 운동을 벌여 온 그는 스스로 인권운동에 뛰어든 것과 관련, “어렸을 때 눈이 이른바 사시라서 놀림을 받았는데, 그때 ‘다른 것이 놀림당할 이유는 아니다.’고 생각했던 게 계기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원희 후보 캠프에서도 이날 90여명이 모여 개표를 지켜봤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개표 결과가 곽 후보를 앞지르자 일제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내 이 후보가 뒤질 때 무겁게 침묵했다.

오후 11시 현재, 서울시교육감(개표율 3.0%) 선거 개표결과 이 후보가 3만 9012표(31.2%)를 득표해 4만 1290표(33%)를 얻은 곽 후보에 2278표 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 캠프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곳곳에서 한숨마저 터져 나왔다가 밤 늦게 하나 둘씩 자리를 떴다..

김승훈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김상곤 경기교육감 당선자 “혁신학교·무상급식 차근차근 추진”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해준 유권자들의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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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경기도교육감에 출마한 김상곤 후보가 3일 새벽 당선이 확실해지자 화환을 받아 걸고 두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맙습니다”
경기도교육감에 출마한 김상곤 후보가 3일 새벽 당선이 확실해지자 화환을 받아 걸고 두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자는 2일 “선거운동 기간 중 가는 곳마다 ‘무상급식’, ‘혁신학교’를 연호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면서 “유권자들이 공약을 보고 교육감을 선택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김 당선자는 1년 전 ‘이명박식 특권교육심판’을 부르짖으며 당선됐다. 이번에는 전국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밀어붙였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렸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수백만명의 유권자들이 교육혁신을 명령했다.”며 “혁신학교 200개 확대, 초등·중학생 전원 무상급식 실시 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제대로 즐겁게 공부하는 학생, 학생 하나하나를 책임지는 학교, 학력만이 아니라 창의력·협동능력·도전정신을 골고루 키우는 교육도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기 교육을 바꾸는 힘은 선출직 공직자를 제대로 뽑으면 공교육도 살아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유권자, 무상급식·혁신학교 등 공교육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지지해준 학부모, 교육혁신의 어려운 짐을 짊어진 교직원들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 대해 ‘로또선거’, ‘묻지마 투표’, ‘깜감이 선거’라는 우려도 많았지만 유권자들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교육감의 책무는 오직 우리 자녀들의 꿈과 희망만을 생각하는 것으로 정치권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또 “1%만 기억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이 이루어지는 혁신 교육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공교육을 혁신하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인권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이런 바람과 성과를 전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당선유력 우동기 대구교육감 “초·중등교육 경쟁력 세계수준으로”

대구시교육감으로 당선이 유력한 우동기(58) 후보는 “당선시켜 준 대구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8명의 다른 후보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를 드린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영남대학교 총장 때 열정과 추진력, 교육행정능력을 시민 여러분들이 높이 평가해 준 것 같다. 대학의 구매·입찰과 행정 과정을 전산화하여 비리 소지를 없앤 것도 교육비리를 뿌리 뽑는 데 적합하다고 본 듯하다.”며 나름대로의 승리요인을 언급했다.

그는 교육감이 될 경우,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교육도시 대구의 명예를 되찾겠다.”면서 “초중등교육의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높여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겠다. 모든 일반계 고교에는 기숙사를 지어 희망하는 고3생들을 입주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원평가제 정착을 통해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고, 항상 학부모와 학생·선생님의 소리에 귀 기울여 교육행정에 반영하는 한편 교사들이 마음 놓고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자긍심을 갖고 교육할 수 있도록 시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북 의성출신의 우 후보는 영남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영남대 행정학과 교수와 영남대 총장을 지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당선유력 장휘국 광주교육감 “성적순 아닌 인성교육 중점”

“참교육을 원하는 학부모,학생 그리고 시민의 승리입니다.”

광주시교육감 당선이 유력한 장휘국(59)후보는 “해방 이후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광주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겠다.”고 조심스레 포부를 밝혔다.

장 후보는 그동안 각종 여론 조사에서 보수주의적 성향의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낮게 나오면서 당선권에서 멀어지지 않았느냐는 예측을 뒤엎고 ‘초대 직선 교육감’ 자리에 사실상 이름을 올렸다.

전교조 출신인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시민들 사이에서 광주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소리를 느끼고 들었다.”면서 “이런 뜻을 받들어 성적순으로 줄세우지 않고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광주의 학생들이 세계학력평가 1위 국가인 핀란드를 넘어설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부모, 학생, 교사 등이 주인이되는 교육 행정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당선유력 김신호 대전교육감 “변화·창조 중시 교육시스템 구축”

김신호(58) 대전교육감 당선유력자는 “대전이 한국교육의 표준이 되도록 하겠다. 나아가 세계로 웅비하는 교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변화와 창조를 중시하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3선 고지에 오를 것이 유력한 김 후보는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A+ 교육정책을 차질없이 마무리짓겠다.”면서 “사교육비 절감 및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쾌적한 학교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학교장의 자율경영권 확대와 시민이 함께하는 평생교육 실현도 임기 중 심혈을 기울일 정책으로 소개했다.

그는 선거기간 중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달라.’ ‘학력신장에 힘써달라.’는 학부모의 바람과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게 해달라.’는 교사들의 소망을 들었다.”면서 “이를 해결하는 데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당선확실 이영우 경북교육감 “명품 경북교육 실현으로 보답”

재선이 확실한 이영우(64) 경북도교육감 후보는 “저의 승리는 300만 도민과 3만 교육 가족 모두의 승리”라며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명품 경북교육 실현을 통해 보답하겠다.”고 예비 취임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4월 치러진 경북도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초대 민선 교육감에 오른 이 당선 유력자는 “경북 교육은 지난 1년 동안 전국 시·도 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 교육청으로 도약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중단 없는 교육 정책과 부단한 노력을 통해 경북 교육이 전국 교육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에게 희망을, 학부모에게 만족을, 교직원에게 보람을, 도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경북교육이 되도록 교육행정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주요 공약은 학력 우수 및 향상 학교 집중 지원, 원어민 교사 및 영어 회화 전문 강사 100% 배치 등이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당선확실 김종성 충남교육감 “미래형 교육행정·시설 온힘”

충남 교육감으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김종성(60) 후보는 “공교육을 강화해 사교육이나 유학을 가지 않고도 충남의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차별과 소외가 없는 교육복지와 자부심 높은 교직사회를 다져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겠다.”면서 “평생학습이 가능하도록 미래형 교육환경과 시설을 갖추는 데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실추된 충남교육의 명예를 회복하고 교직사회의 안정과 화합을 통해 교육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번 당선도 청렴한 교육전문가와 교육환경을 바라는 도민들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았다. 김 당선자는 “지난 1년간 교육현장에서 ‘흔들리는 충남교육을 잡아달라.’ ‘학력을 높여 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오직 아이들의 미래만을 생각하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전청사 시대를 마감하고 충남청사 시대를 여는 데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당선확실 장만채 전남교육감 “단계적 무상교육 실현 앞장”

“아이들과 학부모가 행복한 교육 행정을 실현하겠습니다.”

전남도 교육감 당선이 확실한 장만채(52) 후보는 “단 한명의 학생도 차별받거나,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따뜻한 교실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계·농어민단체·시민단체 등이 추대한 ‘진보 성향의 후보’로서 선거 전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줄곧 1위를 달려 왔다.

그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학교 없애기’ ‘교사 줄이기’를 바로잡겠다.”면서 “단계적 무상교육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질적인 학교 납품과 공사 비리 등을 없애 예산이 낭비되는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이를 위해 주민참여예산제 도입 등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작은 학교 살리기, 농산어촌 교사정원 감축중단, 농어촌 정착교원 우대, 영어회화 전문강사 배치,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등을 약속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10-06-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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