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북녘에서 어린이로 자란다는 것은, 英작가 자이디의 시선

[포토] 북녘에서 어린이로 자란다는 것은, 英작가 자이디의 시선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2-24 10:46
업데이트 2019-02-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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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진작가 타리크 자이디는 지난 2017년 중국 단둥을 거쳐 북녘에 들어가 개성까지 남하한 뒤 평양에서 원산까지 횡단하고 청진을 거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회령까지 북상하며 북한의 9개 도 가운데 8개 도를 돌아보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그가 카메라 렌즈를 주로 갖다댄 것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학교나 유치원, 음악학교 등을 찾아 카메라에 담았다. 고도로 통제된 폐쇄사회에서 자신만큼 내밀한 곳을 들여다보고 카메라에 담은 이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24일(한국시간) 영국 BBC에 사진들을 소개하며 밝혔다.
함경북도 청진의 청남 유치원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소녀.
함경북도 청진의 청남 유치원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소녀.
회령 학생소년궁전에서 한 소녀가 장구를 두드리고 있다.
회령 학생소년궁전에서 한 소녀가 장구를 두드리고 있다.
평양 도심의 한 놀이터에서 자녀들과 즐겁게 놀고 있는 어머니들.
평양 도심의 한 놀이터에서 자녀들과 즐겁게 놀고 있는 어머니들.
자이디는 “내가 담은 사진들이 (북한의) 모든 면을 담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접촉했던 어린이들의 사회문화적 여건과 열정을 어느 정도 담아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고 싶어 했으며 학교를 찾은 관광객들은 가장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과 영어로 얘기해 보라는 부추김을 받았다. 대화 주제는 영국 록그룹 비틀스에 대한 상식 같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런 대화 자체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던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런 대화가 가능한 것만으로도 환대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동시에 세상 어느 곳과는 완전히 다른 주제들의 대화 때문에 이곳이 북한이란 것을 실감하게 하는 대화도 있었다. 일부 학교는 재능있는 학생들을 위해 첨단 시설을 갖췄다는 점을 떠들썩하게 자랑하고 싶어했다. ‘학생소년 궁전’이란 낯선 표현을 곧잘 들어야 했다. 분명히 아자디가 생각했던 다른 종류의, 일반 학교에는 자신들을 데려가지 않았다고 했다.

스포츠나 음악, 문화를 분명 중시하는 것 같았다. 수많은 학생들은 관광객들에게 축구나 농구 같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경기를 보여주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자이디는 이런 시설들을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틈틈이 그네들의 솔직한 모습을 스냅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지하철 안에서 어린 딸을 어르는 아빠, 버스를 타고 가며 놀이터에서 아이와 노는 엄마들을 촬영했는데 그들은 자이디가 거기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자이디는 어떤 통제와 통치를 받더라도 가족들은 어느 곳이나 똑같고 북한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도 개인적 목표와 야망을 갖고 있다는, 분명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자이디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한 이들은 여기를 클릭. https://blog.naver.com/benever/221219523346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함경북도 청진의 한 도서관에서 열심히 책을 들여다 보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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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내에서 아이를 포대기에 들쳐업고 걸어가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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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지하철 객차 안에서 한 아이가 아빠 품에 안겨 재롱을 피우고 있다. 뒤쪽에 김일성-김정일 부자 초상화가 내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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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를 폼나게 쓴 어린이가 어머니가 끌고 가는 자전거 앞 좌석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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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차림의 회령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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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1만 7490명이 이뤄낸 매스 카드. 심지어 애니메이션처럼 움직이는 이미지까지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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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우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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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학생소년궁전 무용반 훈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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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학교 운동장에서 평행봉 훈련에 열중하는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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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 청남유치원에서 한복 차림으로 피아노 연주에 열중하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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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버스 안의 아빠 무릎 위에서 창 밖 세상을 궁금해 하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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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 외국어학교의 여자 영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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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시내를 자전거 탄 채로 지나가며 손전화를 들여다보는 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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