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50여분간 부분일식 환상 우주쇼…해, 달이 되다

어제 오후 50여분간 부분일식 환상 우주쇼…해, 달이 되다

입력 2010-01-16 00:00
업데이트 2010-01-1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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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일부가 달그림자에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15일 오후 서울 상공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오후 4시 42분부터 5분간격으로 촬영해 레이어 합성한 것이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태양의 일부가 달그림자에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15일 오후 서울 상공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오후 4시 42분부터 5분간격으로 촬영해 레이어 합성한 것이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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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몰디브에서 15일(현지시간) 바라본 금환일식. 몰디브 AP특약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몰디브에서 15일(현지시간) 바라본 금환일식.
몰디브 AP특약
15일 오후 4시41분 서쪽 하늘. 일상의 아쉬움을 붉게 태우며 산 너머로 넘어가려던 태양이 희미한 낮달과 조우했다. 달을 만난 태양은 마치 포옹이라도 하듯 붉은 저녁 노을을 무대로 환상적인 우주쇼를 펼쳐 보였다. 먼저 달이 태양의 오른쪽 아랫부분을 가리는 순간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숨죽이며 이 광경을 지켜보던 관람객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와!” 하는 탄성을 토해냈다. 중학생 오정율(15)군은 “지금까지 관찰한 네 번의 일식 중에서 오늘이 가장 멋졌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5시21분. 어느 새 달은 연인의 품에 안기기라도 하듯 태양의 품속을 파고들었다. 태양의 하루 일과가 끝나는 오후 5시37분, 둘은 서로를 꼭 껴안은 채 수평선 아래로 조용히 잠겨 들었다. 잠시 길을 멈췄던 구름도 유유히 제 갈 길을 갔다. 이날 태양과 달이 연출한 우주쇼는 50여분에 걸쳐 펼쳐졌다. 서울지역을 기준으로 부분일식 최대 식분(가리는 정도)은 70%정도였다. 이날 아프리카와 인도,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해가 반지처럼 보이는 금환일식이 펼쳐졌지만, 한국에서는 해의 70%가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관측됐다. 한파가 물러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여서 일식을 관찰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특히 낮에 생기는 일식을 보려면 강한 태양빛 때문에 선글라스나 특수 태양안경을 써야 하지만, 이날 일식은 해질 녘에 일어나 육안으로도 관찰할 수 있었다. ‘지구-달-태양’이 일직선에 놓여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인 일식은 일년에 2~3회 정도 일어나지만 발생주기는 불규칙하다. 특히 개기일식이나 금환일식의 경우는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서만 관찰이 가능할 때가 많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10-01-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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