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호 하사등 안타까운 사연들

서대호 하사등 안타까운 사연들

입력 2010-04-15 00:00
업데이트 2010-04-15 13:2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5일 천안함 함미 인양작업 중 실종자 시신 수구가 발견되면서 실종 장병들의 다양한 사연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실종자 중에는 결혼을 앞두거나 100일 된 딸 생각에 육상근무를 자원했던 사람도 있었다.

 ●“최원일 함장이 주례” 이창기 원사

 실종자 중 최고 선임자인 이창기 원사의 결혼식 주례를 최원일 함장이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사의 가족들에 따르면 이 원사는 최 함장과 오랜 시간 군 생활을 함께하면서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다.

 가족들은 “원래 원사가 함선 끝에 갈 일이 없다고 하던데 아마 부하들을 구하러 함미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상사 승진 문규석 상사

 문규석 상사는 지난 1일 고(故) 김태석 상사와 함께 상사로 승진했다.

 가족들은 문 상사가 침몰사고 5분 전 딸에게 전화했는데 받지 못했었다며 “그것이 마지막 전화가 되면 어떡하느냐”고 오열했다.

 문 상사는 초등학교 2,4학년 두 딸을 두고 있다.

 ●진급 못 해 ‘마음고생’ 김경수 중사

 김경수 중사는 배를 타기 전 “진급이 어렵다”며 마음고생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중사 아버지 석우씨는 “아들이 진급을 못 해서 고생하고 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런 게 문제였겠느냐”며 흐느꼈다.

 김 중사는 5살 난 아들과 초등학교 2학년 딸이 있다.

 ●동생 대학진학 위해 입대 김종헌 중사

 삼 남매 중 맏이인 김종헌 중사는 고3이던 15년 전 부모를 잃고서 두 동생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중사 작은아버지 호중씨는 “식당을 운영하던 부모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종헌이가 대입을 포기하고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했다”면서 “군 생활을 하면서 동생들이 끝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왔는데…”라고 끝낸 말을 잇지 못했다.

 ●100일 갓 된 딸 두고..최정환 중사

 지난해 결혼한 최정환 중사는 자신의 큰 손과 몸집에 지난 1월 태어난 딸이 다칠세라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하는 여린 아버지였다.

 또 딸이 크는 것을 보고 싶어 천안함을 마지막으로 함상 근무를 접고 육상근무를 하고자 자원한 상태여서 가족들의 슬픔은 더했다.

 가족들은 최 중사가 “‘농가주택 짓는데 보태라’라며 13년 군 생활을 하며 깨알같이 모은 돈을 성큼 내미는 효자였다”라고 눈물지었다.

 ●“2세 만들자” 정종율 중사

 정 중사는 부인 정모씨와의 사이에서 세 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다.

 정 중사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우리 2세를 먼저 만들자”라며 아들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픈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결혼한 지 4년이 흘렀지만,아내에게 늘 “사랑한다”라며 애정표현을 하던 남편 생각에 부인 정씨는 눈물만 흘렸다.

 ●결혼 앞둔 강준 중사

 강준 중사는 오는 5월9일 결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진해에서 해군 부사관으로 함께 근무했던 동료를 오랜 연애 끝에 신부로 맞게 된 강 중사는 부대 내에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한 장병에게 제공되는 해군 아파트를 얻으려고 미리 혼인신고를 마친 뒤 ‘지각’ 결혼식만 앞둔 상황에서 일어난 사고에 약혼자와 가족들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눈물만 흘렸다.

 ●바다 속에서 서른살 생일 신선준 중사

 신선준 중사는 지난 2일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날 아버지 국현씨는 평택 2함대 사령관 내 식당에서 아들 몫 식판을 하나 더 받아 조용히 아들의 생일을 축하해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신씨는 “처음부터 살아있을 희망이 없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그래도 기적을 믿고 싶다”라며 울먹였다.

 ●12월 중사 진급 임재엽 중사

 임재엽 중사는 오는 12월 중사 진급이 예정돼 있었다.

 임 중사의 누나 재선씨는 미니홈피에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해군 중사 내 동생,하나밖에 없는 내동생.하지 못한 말이 많은데…”라며 동생을 그리는 마음을 표현했다.

 임 중사는 하나밖에 없는 조카를 ‘뚱녀’라고 부르며 귀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구조를 위한 잠수작업에 투입됐던 민간인 잠수부 홍웅씨가 임 중사의 친구이기도 하다.

 ●“여친과 통화하다..뚝” 손수민 하사

 손수민 하사의 여자친구 김모씨는 손 하사와 전화로 한참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뚝 끊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손 하사가 늘 그랬듯 먼저 전화를 걸어올 것으로 생각하고 기다렸지만 결국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다.

 전화가 끊기고 30분 뒤 천안함 침몰소식이 들려왔다.

 손씨 친구들은 “그래도 수영을 잘하는 친군데…”라며 비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부모 부담 덜어주려 입대 심영빈 하사

 심영빈 하사는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에 부모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대학 1년을 다니다 중퇴,해군에 입대해 가족들의 마음은 더욱 찢어진다.

 사촌형 영식씨는 “영빈이 전역일이 작년이었는데 가정형편을 생각해 장기복무를 신청했다”면서 “고속정을 타다 최근 천안함으로 옮기게 됐다기에 ‘큰 배를 탔으니 더 안전하겠다’며 한시름 놓았었는데…”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조실부모 문영욱 하사

 문영욱 하사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지난 2007년 9월 뇌졸중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나서 6개월 만에 해군에 입대했다.

 홀어머니를 잃은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이지만 형제도 없이 혈혈단신이던 문 하사는 생계와 학비를 위해 단기 부사관을 택했다.

 진해에 사는 외삼촌 상희씨는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 입대했는데 1년 만에 이런 사고를 당했다”라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만 쳐댔다.

 ●“남자면 해병대” 서대호 하사

 서대호 하사는 경남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 1학기를 마친 뒤 “남자라면 육군 말고 해병대 정도는 가야죠”라며 해군에 입대했다.

 서 하사의 어머니 안민자(52)씨는 “원래 타기로 돼 있는 대천함은 출동 갔다고 해서 천안함을 탔는데 이런 일을 당했다”라면서 “3월 말이나 4월 초 휴가를 나온다고 했는데…”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서 하사는 적은 월급에도 월급날이나 부모님 생일,결혼기념일이면 꼭 선물을 사 보낼 정도로 효심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하사는 해군 원사로 있는 친구 아버지의 영향으로 부사관 224기로 입대했다.

 ●6월 일본 연수예정 이상희 병장

 이상희 병장은 5월 1일 제대 후 6월께 일본 어학연수를 갈 예정이었다.

 이 병장 아버지 성우씨에 따르면 혜전대 조리학과 1학년에 재학 중 입대한 이 병장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미 한식,일식,양식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성우씨는 “상희가 일식 요리사가 되는 게 목표여서 곧 있으면 일본에 간다고 얼마나 좋아했는데…”라며 눈물만 흘렸다.

 사촌 누나 슬기씨는 이에 앞서 이 병장이 “‘배가 낡아 걱정’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깜둥이 생활반장 이용상 병장

 5월 제대를 앞둔 이 병장은 일명 ‘깜둥이 생활반장’이라 불리며 선임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생존자인 김효형 하사는 이 병장 미니홈피에 “힘내고 있어 용상아”라며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하기도 했다.

 ●5월 제대 이상민 병장

 이 병장은 5월 제대를 앞두고 미니홈피에 “복잡했던 두 해가 지나갔다.먼 훗날은 멀리에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다”라며 전역을 앞둔 복잡한 심정을 표했었다.

 사고 후 성남함을 타고 사고해역으로 가기도 했던 이 병장의 아버지 재우씨는 “사고 이틀 전 상민이가 ‘별일 없느냐’라고 안부전화를 했다”면서 “부모에게 잘하는,듬직한 장남이었는데…”라고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병장의 동생 이모 양은 사고 후 일기장에 오빠를 그리는 글을 남기며 “오빠를 잊는 게 두렵다”라고 말했다.

 ●‘금지옥엽’ 외아들 강현구 병장

 강현구 병장의 부모는 금지옥엽 외아들을 잃은 충격에 눈물조차 말라버렸다.

 강 병장의 작은아버지 성명씨는 “집안이 초상집 분위기”라면서 “외아들이어서 집안의 충격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 생존장병은 “현구는 항상 부식을 챙겨주던 우의 깊은 친구였다”라고 강 병장과의 군 생활을 떠올렸다.

 강 병장은 오는 7월 제대 예정이었다.

 ●직업군인 생각했던 정범구 상병

 정 상병은 배 타는 것을 좋아해 직업군인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상병의 할머니는 “배를 타고 나가면 물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다들 잘 해줘서 ‘말뚝 박는다’는 말까지 하더니…”라며 굵은 눈물방울을 하염없이 흘렸다.

 정 상병의 할머니는 ”설 연휴에 본 것이 마지막이었는데,그 뒤로 어째서 전화를 한 번밖에 안 했는지 알 수 없다“라고 애타는 심정을 토로했다

 ●늘 혼자 남은 아버지 생각 김선명 상병

 김선명 상병은 7년 전 어머니를 잃었지만,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2남1녀 중 장남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지난해 2월 입대한 김 선명은 휴가기간 틈나는 대로 아버지 건축일을 도울 만큼 효자였다.

 김 상병 집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한 주민은 ”선명이는 요즘 아이답지 않게 착하고 효심이 남달랐다“라며 ”쉬는 날에도 친구들하고 놀러 가는 대신 집안일을 돕는 착한 아이였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해군가족 김선호 일병

 지난 4월 입대한 김선호 일병의 가족은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해군 부사관 출신이고 사촌들도 병(兵)으로 제대한 ‘해군가족’이다.

 김 일병의 어머니 김미영씨는 “말썽 한 번 부린 적 없는 착한 아들”이라며 “사고 전날 밤에도 나와 아버지,누나한테 일일이 전화해 ‘바람이 많이 불어 피항했다’라고 말했는데…”라고 눈물을 쏟았다.

 김씨는 지난 4일 법회에서 스님과 참석한 장병,실종자 가족들에게 직접 만든 잡채 100인분을 봉양했다.

 김 일병은 싸이월드 댄스클럽에 가입할 만큼 춤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좋아하던 배에서…” 강태민 일병

 강태인 일병은 홍익대 조선해양공학과 출신으로 유독 배를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병장의 가족은 “아들이 꿈을 키워가던 바다에서 사고를 당했다”라며 애통해했다.

 ●스무 번째 생일 맞은 나현민 일병

 나현민 일병은 지난 11일 스무 번째 생일을 맞았다.

 나 일병의 아버지 재봉씨는 이날 부대 내 식당에서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 미역국 식단과 함께 아들의 생일을 알렸다.

 나씨는 “현민이가 작년에 대입 시험을 보고 원하는 학교에 입학 못해 상심이 컸다”며 “군대를 갔다 온 다음 다시 시험공부를 해 수학을 전공,교수가 되고 싶어 했다”라고 울먹였다.

 ●휴대전화로 사진 보내던 ‘효자’ 조지훈 일병

 마을에서 효자로 소문이 자자한 조지훈 일병은 상사에게서 빌린 휴대전화로 선임들과 함께 자주 사진을 찍어 어머니 정애숙(46)씨에게 보냈다.

 정씨는 “지난 13일에도 ‘나는 잘 있다.어머니도 잘 계시냐’라고 보낸 멀티 메일을 받았었다”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인하공업전문대 선박해양시스템과에 재학 중인 조 일병은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지난해 8월 입대했다.

 ●“호강시켜주겠다” 정태준 이병

 집안형편이 어려운 정태준 이병은 대학 등록금도 아르바이트해 스스로 모았지만 한 번도 부모에게 불평해본 적이 없다.

 정 이병의 큰어머니는 “어린 나이에도 부모한테 손 한 번 벌려본 적이 없는 성실한 아이”라며 “사고 보름 전 100일 휴가를 나와 부모님께 그동안 모은 월급을 드렸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정 이병은 “복무기간이 길다”며 해군 자원을 말린 가족들을 “전공을 살려 배에서 전기관련 일을 하면 아무래도 제대 후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자리를 구하는데 좋지 않겠느냐”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병의 아버지는 “‘제대 후 호강시켜 드리겠다’라며 활짝 웃던 아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눈물을 훔쳤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