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용사 영결식] “당신이 왜 여기 누워 있는거야”…눈물의 안장식

[천안함 46용사 영결식] “당신이 왜 여기 누워 있는거야”…눈물의 안장식

입력 2010-04-30 00:00
업데이트 2010-04-3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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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2함대·대전현충원 스케치

천안함 ‘46용사’가 29일 온 국민의 슬픔을 뒤로하고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서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합동 영결식이 ‘해군장’으로 엄수됐다. 천안함 침몰 이후 34일만이다. 전날까지 비가 오고 거센 바람이 불었던 이곳은 영결식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화창한 날씨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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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천안함 희생장병을 위한 추모 사이렌이 울리자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성덕여중 교사들과 학생들이 묵념하고 있다.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오전 10시, 천안함 희생장병을 위한 추모 사이렌이 울리자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성덕여중 교사들과 학생들이 묵념하고 있다.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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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에서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끝난 뒤 태극기를 앞세운 영현들이 운구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에서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끝난 뒤 태극기를 앞세운 영현들이 운구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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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용사 운구 차량들이 경기도 평택2함대 사령부 정문을 나서 헌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국립 대전 현충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46용사 운구 차량들이 경기도 평택2함대 사령부 정문을 나서 헌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국립 대전 현충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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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인천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서 29일 열린 희생장병 진혼제에서 한 해병대 장병이 사고해역에 조화를 높이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인천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서 29일 열린 희생장병 진혼제에서 한 해병대 장병이 사고해역에 조화를 높이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10시 시작된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1400여명의 유가족 등 28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한 유족은 대부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계속 눈물을 훔쳤다. 10시50분 조총대의 발사와 함께 46용사의 영정과 위패, 훈장이 행렬을 이루며 안보공원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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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구행렬은 11시10분 천안함이 출항했던 군항부두로 향했다. 항구에 정박해 있던 독도함, 부천함 등의 승조원 800여명은 갑판에 도열해 ‘대함경례’를 올렸다. 대함 경례는 정박한 함정이 육상을 지나가는 장성급 이상 장교에게 행하는 최고의 의식이다. 대함경례를 하는 동안 하늘에는 해군의 흰색 정모와 검은색 정복을 상징하는 흰색, 검은색 풍선 3000개가 날아올랐다.

☞[사진] ‘편히 쉬소서’ 천안함 희생장병 영결식

정문을 빠져 나간 운구행렬은 11시40분 다수의 희생 장병과 유족들이 사는 해군아파트를 한 바퀴 돈 뒤 국립 대전 현충원으로 향했다. 부대 정문 밖에는 시민들과 해병대 전우회의 행렬이 1㎞가량 이어졌다. 경기 안성에서 온 노현아(30·여)씨는 “젊은 장병들이 이렇게 가는 것이 너무 아깝다.”며 운구차량에 흰 국화꽃송이를 흩뿌렸다. 46용사의 영현을 실은 검정색 리무진 2대의 뒤를 이어 유가족들을 실은 버스 46대가 함대를 빠져나오자 시민들은 손을 흔들어 위로했다.

90여대의 차량이 이어진 운구행렬은 2시간20분가량 달려 오후 2시쯤 대전 현충원 안 현충문 앞에 도착했다. 3시에 시작된 안장식에는 김성찬 해군참모총장과 해군2함대 장병, 유가족,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1979년 대전 현충원 개원 이래 최대 규모였다.

현충문 앞 제단에 일렬로 놓인 46용사의 영현에 대한 경례로 시작된 안장식은 종교의식, 유가족 헌화 및 분향, 조총발사와 묵념을 한 뒤 사병 제3묘역으로 유해를 옮겨 하관 및 하토, 성분 순으로 이어졌다. 묘역에는 ‘서해안 임무수행 중 희생된 천안함 46용사가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라는 내용의 표지석이 용사들을 맞이했다.

안장식장은 눈물 바다였다. 이창기 준위 등 46용사의 유족들은 유골함 위에 흙을 뿌리며 끊임없이 오열했다. 한 희생장병의 미망인은 “당신이 왜 여기 누워 있는 거야. 하늘나라 가서 잘 지내.”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다른 유족은 “아이고 내 새끼야, 불쌍해서 어쩌나. 이제 난 어떻게 살라고.”라며 주저앉아 통곡했다. 식장 주변에는 시민 수백명이 함께 자리해 희생 장병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시험이 끝나고 안장식장을 찾았다는 대전 만년고 2학년 이민정(17)·문새롬(17)양은 “몇몇 용사들은 우리랑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는데 이렇게 돼 너무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전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0-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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