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기습폭우…6명 사망·실종

대전·충남 기습폭우…6명 사망·실종

입력 2010-07-24 00:00
업데이트 2010-07-24 10: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폭우가 남긴 흔적  (부여=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뼈대만 흉물스럽게 남은 충남 부여군 은산면 나령리 김 모(85)씨 집 모습. 폭우로 인접한 백제cc 골프장의 저류지가 붕괴돼 토사가 이 가옥을 덮쳐  김씨 등 3명이 실종됐다.
폭우가 남긴 흔적
(부여=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뼈대만 흉물스럽게 남은 충남 부여군 은산면 나령리 김 모(85)씨 집 모습. 폭우로 인접한 백제cc 골프장의 저류지가 붕괴돼 토사가 이 가옥을 덮쳐 김씨 등 3명이 실종됐다.


대전.충남지역에 23일과 24일 새벽 사이에 쏟아져 내린 폭우로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가 하면 하천 범람으로 말미암은 주택가 침수와 옹벽붕괴, 낙뢰화재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충남도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오후 5시 현재 사망(4명)과 실종(2명), 감전사고(1명) 등 인명피해 7명을 비롯해 주택 82채(유실 2채, 반파 1채, 침수 79채), 상가 95채, 농경지 2천314㏊(벼 2천185㏊, 수박 93.2㏊, 화훼 8.4㏊ 등)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또 호우로 53가구에서 116명의 이재민이 발생, 39가구 87명은 귀가했으나 나머지는 아직 임시 대피시설에서 머물고 있다.

이밖에 도로 9곳(1.10㎞), 하천 5곳(1.11㎞), 배수로 16곳(0.77㎞), 농로 2곳 등이 유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충남도 재해대책본부는 “현재까지 3천800여명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이재민 지원과 함께 공공시설 등에 대한 응급복구 작업을 펼쳤다”며 “정밀 현장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더 늘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

24일 오전 0시30분께 부여군 은산면 나령1리 김희태(85), 김종철(76)씨의 집 등 2채가 집중호우로 유실, 붕괴되면서 김희태씨 부부와 김종철씨 등 3명이 실종됐다.

사고가 나자 119구조대가 긴급 출동,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김종철씨는 숨진 채 발견됐으나 김희태씨 부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6시께는 예산군 고덕면 구만3리 삽교천에서 신모(76)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신씨가 자신의 논에 부유물을 제거하려고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불어난 물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오후 4시께 서산시 고북면 장요리에서는 “논에 물고를 보러 간다”며 집을 나섰던 주민 김모(73)씨가 폭 2~3m의 배수로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하루만인 24일 오후 숨진 채로 발견됐다.

또 낮 12시30분께 배수로 정비작업을 하다 실종됐던 홍성군 갈산면 동성리 송모(78)씨도 하루 뒤인 24일 오후 시신으로 수습됐다.

홍성경찰 관계자는 “전날부터 4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다”며 “농지 주변 수로가 그리 크지 않지만, 물살이 세고 깊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농경지 침수 및 고립

24일 새벽 2시께 홍성군 장곡면 옥계리 반계장터에서 인근 하천이 범람, 이 일대 10가구가 침수되면서 주민 13명이 고립돼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 등에 구조됐다.

이재민들은 큰 부상 없이 고지대에 있는 마을회관에서 임시로 머물다 오후 들어 물이 빠져나가자 모두 귀가했다.

태안군 남면 몽산포해수욕장에서는 이날 새벽 3시께 국지성 호우로 해수욕장 인근 야영장이 물에 잠겨 서울 모 초등학교 걸스카우트 단원 380여명과 인솔교사 20명이 고립됐다가 40여분만에 구조됐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부터 4시간가량 서산시 동부시장 내 점포와 주택 등 30여 곳이 침수됐다.

서산시 관계자는 “이들 주택은 오후 들면서 대부분 물이 빠져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안지역에도 집중호우로 같은 날 오전 한때 원북면 이곡리 등 바닷가 농경지 일부가 침수됐으나 1시간여 만에 물이 빠졌다.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에서는 주민 서모씨의 비닐하우스 120㏊ 등 비닐하우스 310.2㏊가 침수됐고, 예산읍 창소리 하모씨의 주택 등 가옥 4채가 한때 물에 잠겼다.

서천군에도 집중호우로 장항읍 인근 65가구와 농경지 520㏊가 한 때 물에 잠기는 등 23∼24일새 충남지역 농경지 2천314㏊에서 침수 피해를 봤다. 이 가운데 1천68㏊의 농경지는 24일 오후까지 물이 빠진 상태이다.

◇낙뢰 피해

23일 오전 10시께 서산시 음암면 상홍리 정모(62)씨 집에서 낙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집이 반소되는 등 서산.태안지역에서 이날 하루 동안 낙뢰로 인한 화재 10여건이 발생했다.

오후 3시 10분께 공주시 정안면 평장리 한 축사에서는 모 보안회사 직원 백모(24)씨가 낙뢰로 인한 축사의 안전시스템을 점검하던 중 감전돼 대전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서산시 대산읍 내에서도 집중호우와 함께 낙뢰가 잇따르면서 전력공급이 중단돼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 등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일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같은 날 오전 9시30분께 공장 가동이 중단됐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는 사고 직후 비상발전기를 활용해 중앙제어시스템 등 주요 설비를 긴급 복구했다.

전력 공급은 사고 후 1시간여 만인 오전 10시40분께부터 재개됐으며, 현대오일뱅크는 시스템 복구작업을 거쳐 오후 10시께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토탈은 전기복구에 따른 생산라인 정상화에 2일가량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오는 26일께야 공장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3일 낮 12시50분께는 천안기상대가 낙뢰를 맞아 통신부분 등 일부 기능이 마비되기도 했다.

기상대 관계자는 “낙뢰가 워낙 강하다 보니 장애가 발생했는데, 오후 9시께 복구했다”며 “관측자료가 잘못된 부분은 없고 단지 통신 쪽만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토사유출 및 옹벽붕괴

23일 서산시 운산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나들목 부근 국도 32호선 사면이 유실되면서 1차로 10여m에 토사가 쌓여 일대가 큰 혼잡을 빚었다.

서산시는 도로과 직원들과 중장비를 투입해 응급 복구작업을 벌여 1시간여 만에 토사를 모두 제거했다.

또 아산시 둔포면 신항리 메디케이요양원 인근 파티클로지 공장 옹벽 30m가량이 붕괴되면서 메디케이요양원 원생 31명이 인근 영인면 소재 시민요양원으로 긴급 대피했다.

아산시는 옹벽 붕괴지역의 추가 피해를 막으려고 비닐을 덮는 등 응급조치를 한 뒤 비가 그치면 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서해안의 섬 지역을 운항하는 여객선은 23일 오후 2시 대천항을 출발해 외연도로 향하던 1척만 운항이 중단되고 나머지 5개 노선은 모두 정상 운항했다.

◇기상 상황

충남지역 곳곳에 내려졌던 호우경보 등 호우특보는 24일 오전 6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충남지역에는 전날부터 서천, 부여, 청양, 보령, 태안, 당진 등 지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졌었다.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호우특보는 해제됐지만 비 구름대가 충남 서해안으로 유입되고 있어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충남 서해안과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어 비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대전.충남지역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서천 326.5㎜를 비롯해 보령 269.5㎜, 태안 219.0㎜, 서산 173.0㎜, 부여 105.0㎜, 대전 39.0㎜ 등 많은 비가 내렸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