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헬기 발견 꼬박 하루?…험한 산세.짙은 안개

추락헬기 발견 꼬박 하루?…험한 산세.짙은 안개

입력 2011-05-06 00:00
수정 2011-05-0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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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준령 기상 악화 잦아..항공기 사고 다발

지난 5일 산불 예방을 위한 계도비행 중 연락이 끊겼던 산림청 헬기가 하루 만인 6일 오전 강릉 연곡면 소금강 장그목 9부 능선 일명 ‘부채바위골’에서 조종사 등 2명의 시신과 함께 추락 동체로 발견됐다.

전날 오전 10시43분께 무선 교신이 두절된 지 꼬박 하루 만의 일이다.

험준한 산세와 악기상 탓에 이날 오전 7시37분께 추락 동체가 발견되기 전까지 추락 여부를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았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말이다.

◇ ‘바늘도 아닌 헬긴데’..험준한 산세에 짙은 안개까지 = 사고 직후 산림당국은 1천여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지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짙은 안개와 험한 산세 탓에 사고 발생 하루 만에 사고 현장에 접근했다.

이날 오전 수색대원 등이 가까스로 찾아낸 사고 현장은 8OO여m 고지 바로 아래 9부 능선으로 경사가 심해 수색대원들이 발걸음을 옮기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사고 헬기는 꼬리 부분이 조금 남아 있을 뿐 나머지 동체는 추락하면서 폭발해 심하게 훼손된 채 불에 탄 잔해만 남은 상태였다.

폭발 여파로 사고 현장 반경 30m 주변의 아름드리 나무 십여 그루는 부러진 채 검게 그을려 사고 당시 처참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사고 현장이 워낙 심산유곡인 탓에 사고 추정 좌표(경도 128도40분51초, 위도 37도49분25초)도 수차례 수정 끝에 사고 발생 7시간이 지난 5일 오후 5시30분께 최종 확인됐다.

무엇보다 사고 지점은 700~800m 고지가 즐비한 백두대간 자락으로 산세가 워낙 험한데다 짙은 안개로 시정은 1~2m에 불과한데다 날까지 저물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수색대원들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사고 전날인 지난 4일 밤부터 영동과 산간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동풍기류가 유입되면서 짙은 안개가 끼어 시정이 5~10m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 험준한 백두대간..최근 3년간 해마다 항공기 사고 = 험준한 백두대간 자락은 사고 시 잔해 수색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악기상까지 더해지면서 항공기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포함해 최근 3년간 3건의 항공기 사고가 해마다 발생했다.

지난해 3월2일 낮 12시33분께 전투 기동훈련을 위해 강릉기지를 이륙한 공군 F-5E/F 전투기 2대가 강원 평창군 선자령에 추락했다.

당시 조종사 등 3명 순직한 항공기 사고 때도 험한 산세와 악기상으로 기체와 시신 수습에만 꼬박 하루가 소요됐다.

대관령 황병산에서 1㎞가량 떨어진 ‘선자령(仙子嶺)’은 해발 1천157m 고지로 백두대간의 험한 산세와 눈보라가 몰아치는 극과 극의 변화무쌍한 악천후 속에 수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당시에는 선자령 9부 능선에서 비행체의 잔해 일부를 겨우 발견했을 뿐 정확한 추락 지점도 확인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9년 11월6일 오후 1시께 인제군 점봉산 9부 능선에서 송전탑 건설 공사에 투입된 민간항공사 소속 KA-32A 카모프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등 2명이 사망했을 때도 시신과 헬기 잔해를 완전히 수습하는데 하루가 걸렸다.

사고 직후 119구조대 등이 사고 현장에 급파됐으나 산세가 험해 사고 지점까지 접근에 상당한 시간 소요됐으며, 강풍으로 수색 헬기의 접근도 쉽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백두대간 산세.기상 어떻기에..난기류 잦아 베테랑 조종사도 ‘긴장’ = 영서와 영동을 잇는 백두대간은 10대 강 물줄기의 발원지로 한반도의 명산들이 대부분 자리잡고 있다.

남한에서는 6개 도와 32개 시.군에 걸쳐있다. 도내에는 진부령(529m), 설악산(1천707m), 오대산(1천563m), 대관령(832m), 두타산(1천352m)을 거쳐 태백산(1천566m)이 연결돼 있다.

하지만 풍광이 수려한 백두대간은 갑작스런 상승·하강 등 난기류가 잦아 수십 년의 비행 경력을 갖춘 베테랑 조종사들도 난색을 보이는 코스 중 하나다.

강원지방경찰청 항공대 한 관계자는 “백두대간 자락은 이륙 당시 맑은 날씨였다 하더라도 갑자기 안개와 구름에 휩싸이거나 눈.비가 내릴 만큼 기후변화가 워낙 심하다”며 “영서와 영동을 이동하자면 백두대간을 넘을 수밖에 없어서 항상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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