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의 한 역사에서 배전설비 화재로 케이블에 이상이 생기면서 열차가 종일 지연 운행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4시께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2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배전설비에서 불이 났다.

불은 5분 만에 꺼졌지만 화재로 인해 선로와 연동된 케이블에 이상이 발생, 4호선 성신여대입구-한성대입구-혜화 구간 상ㆍ하행 운행이 첫차부터 계속 지연되다가 이날 오후 10시45분께 완전히 복구됐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배전설비 화재는 누전때문이 아니라 선로 레일을 다듬는 ‘레일연마기’에서 발생한 불꽃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복구가 끝날 때까지 성신여대입구-한성대입구-혜화 구간 상·하행선에서는 수신호로 열차 운행이 통제됨에 따라 평소 2분30초로 유지되는 배차 간격이 5∼10분으로 들쭉날쭉해지면서 상당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뉴스를 통해 4호선 지연 운행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시민들이 이날 오후 퇴근길 혼잡을 피하고자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선택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잦은 지하철 안전사고에 대한 불만이 쉽게 누그러지지 않았다.

2·4·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퇴근하던 회사원 신모(34.여)씨는 “출근길에도 지하철이 서행했다.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는 이유가 ‘지각은 안 할 수 있다’는 건데, 요새는 ‘지하철도 밀린다’는 게 기정사실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에 승용차로 출퇴근한다는 김모(45.회사원)씨는 “오늘 일이 있어 지하철을 탔는데 계속 밀리면서 후회했다. KTX도 그렇고 요새 열차 고장이 잦은데, 케이블 고장 하나를 하루종일 복구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