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부 입국 9개월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베트남 신부 입국 9개월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입력 2011-05-24 00:00
수정 2011-05-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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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여성이 한국에 시집온 지 9개월만에 남편에 의해 살해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4일 오전 1시10분께 경북 청도군의 한 원룸에서 임모(37)씨가 베트남 출신 아내 황모(23)씨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원룸에서 200m 떨어진 지하도에서 속옷 차림으로 흉기를 들고 배회하던 임씨를 붙잡아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숨진 황씨는 작년 4월 베트남 현지에서 임씨와 결혼식을 올린 뒤 같은해 8월 3일 국내에 들어왔으며 올해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한국어 교실에도 부지런히 다녔다고 한다.

황씨는 입국 후 시댁에서 살았으나 집안 내 문제로 작년 10월 5일부터 11월 22일까지 경북지역의 한 이주여성 쉼터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쉼터 관계자는 “상담해본 결과 가정폭력은 없었고 가족 간의 다른 문제로 경찰의 도움으로 쉼터로 찾아왔다가 남편과 함께 가정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말했다.

쉼터에서 나오면서 황씨는 시댁에서 분가해 그동안 원룸에서 생활해왔으며 지난 5일에는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

황씨는 올해 3월 16일부터는 청도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한국어교실에도 등록해 매주 2차례씩 열심히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센터 관계자는 “출산 직전까지 수업에 열심히 나왔다”며 “지난 5일 전화를 걸어 다음날 수업에 나올 수 있느냐고 물으니 ‘아기가 나왔어요, 못가요’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대화를 많이 나눌 기회는 없었는데 특별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쉼터에서 돌아온 뒤에는 가족들이 서로 이해하면서 잘 살아보려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어 교실도 열심히 다녔고 지난달 청도소싸움축제때는 수강생들과 함께 행사장 견학을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 임씨가 집에서 부부싸움을 하던 중 이혼문제가 나오자 격분해 아내를 때리고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고 진술했다”며 “임씨는 대구의 국제결혼업체의 소개로 아내와 결혼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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