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소방관들의 의문의 연쇄자살

전남 소방관들의 의문의 연쇄자살

입력 2011-05-25 00:00
수정 2011-05-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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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볼 일 아니다” 여론..소방방재청 “조직 진단할 것”

전남에서 불과 한 달 사이 3명의 소방관이 잇따라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여수경찰서와 전남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 소방본부 간부 최모(56.소방령)씨가 자신의 집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보성소방서 소속 A 소방관이, 지난 22일에는 담양소방서 소속 B 소방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 2명 모두 우울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비위 의혹으로 경찰의 내사를 받아오던 소방관 2명이 잇따라 자살한 적은 있지만 한 달 사이 소방관 3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것은 처음이어서 소방 관계자들도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더욱이 최 소방령의 경우 다른 2명과 달리 일선 소방서 과장급 간부였다는 점에서 자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최 소방령이 지병으로 병가 중이었고 집안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지병 등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이 아닌가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잇단 자살 소식에 동료 소방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일손을 쉽게 잡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소방본부의 한 직원은 “아침에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랬다. 몸이 아프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세상을 떠날 줄 몰랐다. 평소에 동료들과 잘 지내셨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소방관들은 동료 소방관의 잇단 자살을 가정사나 우울증 등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절대 가볍지 않다는 반응이다.

근무형태, 직급체제나 승진 시험, 근무 환경 등과 관련해 조직 내 문제가 있는지 총체적 점검이 차제에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대부분의 소방관이 직무 특성상 외상 후 스트레스는 물론 각종 유해인자에 노출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심리치료 지원 센터 등 이를 해결할 창구가 있는데도 이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소방방채청은 2007년부터 지역 의료기관을 소방전문 치료센터로 지정,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각 시도가 운영하는 재난심리지원센터를 활용해 외상 후 스트레스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소방방재청 한 간부는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조직 내부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문제점이 있다면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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