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원 오페라’ 홍콩 리허설 취재 금지령

‘쑨원 오페라’ 홍콩 리허설 취재 금지령

입력 2011-10-03 00:00
수정 2011-10-0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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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본토 공연 취소 이어 ‘수난’



신해혁명 100주년(10월 10일)을 앞두고 혁명을 주도한 쑨원(孫文)의 일대기를 다룬 오페라의 중국 공연이 취소된 데 이어 홍콩에서는 리허설 취재가 금지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쑨원의 부각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부담감’이 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쑨원의 호와 자를 제목으로 내건 오페라 ‘중산·이셴’(中山·逸仙)의 제작사 측이 공연 전 모든 리허설에 언론의 취재를 허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오는 13일 홍콩 첫 공연을 앞두고 제작사인 오페라홍콩은 예술감독 명의로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허락 없이 외부인들의 리허설 참석을 금한다.”고 통보했다.

‘손중산 박사’란 영어명을 내건 ‘중산·이셴’은 작곡 기간만 4년 넘게 걸린 3막 오페라로 쑨원의 혁명 일대기를 담았다.

앞서 이 오페라는 지난달 30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세계 초연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된 바 있다. 국가대극원은 ‘중산·이셴’ 대신 중국 전통 이야기를 담은 오페라 ‘조씨고아’(趙氏孤兒)를 무대에 올리고 있다.

제작사 측은 공연 일정 변경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현재 예술감독이 베이징에서 공연 일정을 조정하는 중”이라고만 말했다.

국가대극원 측도 “12월까지 신해혁명 관련 공연만 6개가 예정돼 있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많은 비평가들은 오페라의 상연 전 ‘수난’에 정치적 이유가 개입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의견이 개입돼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중국의 한 공연 전문가도 “이런 일은 중국에서는 늘 있는 일”이라며 “(공연이 취소된) 진짜 이유가 예술적 문제와 관련된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10-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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