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3차 엄홍길 휴먼스쿨 공정 50% 진척”

“네팔 3차 엄홍길 휴먼스쿨 공정 50% 진척”

입력 2011-10-04 00:00
수정 2011-10-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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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재단 네팔 지부장 홍순덕 씨

연휴 내내 네팔 현지에 전화를 걸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남부 룸비니주의 비순푸라 마을에 세워지고 있는 세 번째 엄홍길 휴먼 스쿨<서울신문 4월 21일자 9면> 공사를 지휘하는 홍순덕(41) 휴먼재단 네팔 지부장의 근황이 궁금해서였는데 국제전화로 연결된 자동 녹음은 ‘다음에 다시 걸라.’는 말만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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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덕 지부장.
홍순덕 지부장.


●내년 완공… 새달 골조공사 끝

홍 지부장은 최근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현지 보고를 통해 우기에 내린 비로 숙소와 학교 현장을 오갈 때마다 길이 물에 잠겨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신발을 벗고 보이지 않는 바닥을 가늠하며 걷는다는 것. 또 무더운 날씨 탓에 주민과 학생들이 피부병 때문에 많이 고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들이 찾아오면 작업도 중단하고 치료도 해 주고 피부에 바를 약품도 나누어 주었지만 이제는 너무 많이 찾아와 약품 분배를 중단하고 찾아오는 환자들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홍 지부장은 보고를 통해 첫 번째와 두 번째 휴먼 스쿨이 들어선 팡보체와 타르푸 등 산악 지대에서 공사를 진행하기도 힘들었고 주민들의 의료 지원도 절실했지만 룸비니주가 있는 터라이 평원도 소독약과 피부병 약품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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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남부 룸비니주 비순푸라 마을에 세 번째 엄홍길 휴먼 스쿨이 세워지고 있다. 공정의 50%가 진척된 가운데 현지 인력들이 나무 둥치로 교사 바닥을 다지고 있다.   엄홍길 휴먼재단 제공
네팔 남부 룸비니주 비순푸라 마을에 세 번째 엄홍길 휴먼 스쿨이 세워지고 있다. 공정의 50%가 진척된 가운데 현지 인력들이 나무 둥치로 교사 바닥을 다지고 있다.
엄홍길 휴먼재단 제공


내년 2월 완공이 목표인데 공정은 50% 정도 진척됐다. 우기라 공사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다 지난달 3일부터 재개했지만 이달 초부터 더사인 축제(우리의 추석 같은 명절)와 티알 축제가 이어져 10~15일 정도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 한 달간 바짝 서둘렀다. 홍 지부장은 다음 달 말까지 골조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에는 지난 4월 기공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절도 사건이 일어났다. 국내에서 흔하디흔한 물 호스를 누군가 슬쩍한 것. 홍 지부장은 “내일 아침까지 호스를 돌려주지 않으면 작업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당연히 호스는 되찾지 못했다. 다음 날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현지인에게 약속은 지킨다는 것을 보여 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그 뒤로는 일하는 주민들이 물건도 잘 챙기고 열심히 일하더라고 했다.

●“네팔은 미워할 수 없는 나라”

현장에서 고용하는 인력은 하루 40명으로 제한돼 있다. 절도 사건이 일어난 것도 일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일로 자기네끼리 서너 시간 토론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홍 지부장이 결론을 내렸다. “내일은 선착순으로 일을 주겠다.”고 했더니 다음 날 아침 60여명이 줄을 선 채로 기다렸다. 모두가 일할 수 있도록 일감을 안배해 문제를 해결했다.

홍 지부장은 “네팔에서 일해 보니 이렇게 단순한 일상 속에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나 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나라”라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11-10-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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