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또… 서울에서도 여고생 성폭행

주한미군 또… 서울에서도 여고생 성폭행

입력 2011-10-08 00:00
수정 2011-10-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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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동두천에 이어 서울에서도 주한미군이 여고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주한 미8군 제1통신여단 소속 캐빈 로빈슨(21) 이병을 성폭력특별법(강간치상) 및 절도 등의 혐의로 지난 5일 한 차례 조사한 뒤 부대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중대 범죄를 저지른 미군 범죄자라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못했을 경우 구속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요구와 함께 미군의 범죄 재발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로빈슨 이병은 지난달 17일 오전 5시 40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시텔에 침입해 술에 취해 자고 있던 고교 3학년 A(18)양을 성폭행한 뒤 100만원 상당의 노트북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오는 12일 로빈슨 이병을 다시 불러 보강 조사를 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A양은 미대 입시 준비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와 고시텔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로빈슨 이병은 지난 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 “노트북을 훔친 것은 맞지만 성관계는 합의 아래 이뤄졌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로빈슨 이병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동의 아래 채취한 구강세포, A양 방에 남아 있던 휴지와 이불·머리카락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

조사 결과 로빈슨 이병은 A양과 함께 술을 마시다 A양이 만취하자 고시텔에 데려다 준 뒤 1시간 30분쯤 지나 다시 돌아와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A양을 강제로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5월 한국에서 근무를 시작한 로빈슨 이병은 미군 동료 H의 소개로 A양과 A양의 친구 B(18)양을 이날 오전 2시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처음 만나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 오전 3시쯤 마포구 홍익대 근처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로빈슨 이병은 오전 4시쯤 A양을 B양과 함께 고시텔에 데려다 준 뒤 동료 H와 밖에서 다시 술을 마시다 B양이 다른 친구의 집에 가자 A양의 고시텔로 가서 성폭행했다. 로빈슨 이병은 또 A양의 노트북을 들고 나와 근처 길거리에서 있던 동료 H와 함께 부대로 돌아간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경찰은 이튿날 A양의 신고를 받고 고시텔의 폐쇄회로(CC) TV와 B양의 진술을 통해 H를 불러 로빈슨 이병의 신원을 확인했다. 로빈슨 이병은 살인과 강간 등 주요 범죄를 저지른 미군의 경우 검찰 기소 이후 미군으로부터 신병을 인도받도록 한 SOFA 규정에 따라 미군 부대에 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2011-10-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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