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문제에 경종… 서울대 자퇴”

“학벌문제에 경종… 서울대 자퇴”

입력 2011-10-15 00:00
수정 2011-10-1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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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씨 입시위주교육 비판 입시·대학거부운동 등 계획

“서울대라는 간판의 힘을 알게 되면서 학벌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욱 깊어졌죠. 몇년간 학벌과 경쟁사회에 대해 고민하다 자퇴를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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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씨
유윤종씨
지난해 3월 고려대생 김예슬씨가 대학교육을 거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쓰고 자퇴한 데 이어 서울대 사회학과 3학년 유윤종(23)씨가 대학 서열체제와 입시 위주 교육에 반발, 지난 4일 자퇴서를 냈다. 자퇴서는 최근 처리됐다. 14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앞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유씨는 “학벌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서울대를 자퇴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13일 오후 중앙도서관과 사회대 등 4곳에 붙인 ‘저번주에 자퇴서를 냈는데’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자퇴 이유를 입시경쟁 위주인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학벌중심의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공현’(空弦)이라는 필명으로 ‘인권 교문을 넘다’ 등 청소년 인권과 관련된 책 3권의 저자로도 참여했던 터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인 상산고 출신인 그는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 인권 관련 활동을 하면서 학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됐고, 대학에 와서도 활동을 계속했다.”면서 “그런데 이런 활동을 할 때 처음에 적대적이던 사람들도 내가 서울대생이라고 하면 한결 호의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고민이 더 깊어졌다.”고 고민의 단면을 털어놨다. 2006년 서울대에 합격한 이후 7차례나 휴학을 했다. 학생이라기보다 ‘청소년 인권활동가’로 자처했다.

지난달 학벌에 반대하는 이들 30여명과 함께 ‘투명 가방끈’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수능시즌에 맞춰 ‘대학입시 거부선언’과 ‘대학거부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치기 어린 쇼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사실 쇼다. 우리 사회에 학벌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아달라고 벌이는 쇼가 맞다.”고 밝혔다. “자퇴에 대한 생각은 2007년부터 해왔고 결심이 선 것은 올해 초”라면서 김씨와의 비교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졌지만 행동방식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답했다. “학벌타파를 주창하면서 (서울대) 학벌에 기대는 것은 모순된다.”며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1-10-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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