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캠’ 등 첨단장비 동원…명문대생도 포함
첨단장비를 이용해 한국어시험 문제의 답을 전송해주고 돈을 받은 일당과 전송받은 답으로 점수를 올린 중국인유학생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세계한국말인증시험회의 업무와 국립국제교육원의 공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방해 등)로 중국인 마모(2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중국인유학생 양모(23)씨 등 2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남 A대학을 졸업한 마씨 등은 세계한국말인증시험회 주관 세계한국말인증시험(KLPT)이 치러진 23일 광주의 한 대학에서 시험문제의 답을 알려주고 개인당 30만~35만원을 받는 등 중국인유학생 19명으로부터 660여만원의 사례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동포 한모(21)씨에게 중국에서 들여온 일명 ‘스파이캠’을 상의 단추에 달고 시험을 치르게 하면서 시험장 주변에서 노트북을 통해 한씨가 전송한 답안영상을 보고 무선이어폰을 착용한 중국인유학생에게 답안을 불러주는 수법을 사용했다.
마씨는 세계한국말인증시험 또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일정등급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졸업이 가능한 A대학과 대전 B대학 등의 중국인유학생을 타깃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중국인유학생은 대학생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학원생이 4명이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한국어시험에서 이렇게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부정행위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졸업, 취업 등 중국인유학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씨 등은 시험전날인 22일 시험장 근처 모텔에서 부정행위를 의뢰한 중국인유학생을 불러 모아 무선이어폰 사용법 등을 훈련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이에 앞선 지난달 18일 서울의 한 대학에서 치러진 국립국제교육원 주관 한국어능력시험에서도 중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채팅사이트를 통해 유학생 2명을 모집, 이들의 여권과 신분증, 수험표를 위조해 서울 명문대에 재학 중인 중국동포에게 대리시험을 치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세계한국말인증시험회와 국립국제교육원에 통보, 부정행위와 관련된 중국유학생들의 점수를 무효처리하기로 했다.
또 이러한 부정행위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고 이미 치러진 한국어시험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