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지난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서해 5도에 의료장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이용해 간단한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 전문의는 1명도 없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신설 중인 서해 5도 주민대피시설 42곳에 오는 2014년까지 16억여원을 들여 비상진료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진료소 1곳 당 예산 4천만원을 투입해 간단한 수술과 응급처치가 가능한 의료장비, 의료기구, 의약품 등을 비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장비가 마련돼도 만일의 사태 때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 전문의는 1명도 없어 무용지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연평도와 백령ㆍ대청도에는 군 복무를 대신해 온 20~30대 공중보건의들만이 배치돼 있다.
연평ㆍ백령ㆍ대청보건지소에는 의대를 갓 졸업한 일반의 1~3명과 수련의 과정을 마친 전문의 1~3명씩이 있으며 전문의는 모두 가정의학과ㆍ한의과ㆍ치과 등 비외과 부문이다.
서해 5도의 유일한 병원인 백령병원에도 정형외과ㆍ응급의학과 등 6개 과에 전문의 7명이 배치돼 있지만 실제로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 전문의는 1명도 없다.
이 때문에 간단한 수술조차 외과전문 군의관이 있는 백령도의 해병대 의무중대를 찾거나 함정, 헬기를 이용해 내륙 병원으로 이송해야 겨우 받을 수 있다.
옹진군의 한 관계자는 “의료장비 지원사업 추진 과정에서 외과인력 확보 계획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에서조차 전문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낙도에는 경험이 적은 공중보건의가 배치되면서 수술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